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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은 본문에서 "신비"를 이야기한다. 이방인의 충만한 수가 들어오기까지 이스라엘의 일부가 우둔하게 되었고, 결국은 온 이스라엘이 구원을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다(25-26절). 이를 뒷받침하는 논거로 바울은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약속을 인용한다(26-27절). 인용된 구절은 이사야 59:20로, 바울이 인용한 것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구속자가 시온에 임하며 야곱의 자손 가운데에서 죄과를 떠나는 자에게 임하리라"(사 59:20) 하지만 대의는 같다. 결국 언젠가 이스라엘에 구원이 임할 것이라는 약속이기 때문이다. 바울은 이방인 독자들에게 유대인들이 어떠한 존재인지 상기시킨다. 복음에 관한 태도만 보면 "원수"로 보일지 모르지만, 이미 조상 때부터 하나님께 선택받은 민족이..
오늘 본문에서 바울은 지난 본문에서 말한 "믿음의 말씀"이 무엇인지 선포한다.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받으리라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9-10절) 믿고 시인하는 것이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다. 바울은 앞서(롬 9:33) 인용한 사 28:16을 다시 한 번 인용하여(11절) 믿고 시인하기만 하면 누구나 차별 없이 구원을 받을 것이라고 선포한다(12-13절).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13절) 그 구원의 수혜자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차별이 없다. 이제 바울은 복음 전파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보내심을 받은 자들이 전파하고, 그 전파한 것을..
바울이 좋아하는 표현이 또 나왔다. "그런즉 우리가 무슨 말을 하리요"(7절) 바울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 속에서 주의를 환기시키려고 이런 표현을 즐겨 쓴다. 무슨 당연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가? "율법이 죄냐?" 바울이 율법과 죄가 같은 결과를 내는 것처럼 묘사했기 때문에, 어쩌면 독자들이 이런 질문을 던질지도 모르겠다. 바울은 단호히 말한다. "그럴 수 없느니라!" 율법의 역할은 죄를 알게 하는 것이다(7절). 하지만 그것 때문에 도리어 죄가 살아났다(9절). 율법이 없다면 죄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8절). 죄를 자각하게 된 인간은 그 죄를 쫓게 된다. 이를 가리켜 바울은 죄가 "나를 속이고 그것으로 나를 죽였"다고 말한다(11절). 그렇기 때문에 거룩하고 선한 율법(12절)이 도리어 우리를 사망으..
바울은 계속해서 우리가 죄를 따르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우리는 "법 아래에 있지 아니하고 은혜 아래에 있"기 때문에(14, 15절) 죄가 우리를 주장할 수도 없고, 따라서 우리가 죄를 지어서는 안 된다. 즉, 우리가 구원을 받은 이후에는 신분상 죄의 지배를 벗어났기 때문에 더이상 '어쩔 수 없이' 죄를 짓는다는 핑계를 댈 수 없다는 것이다. 바울은 우리의 행동이 우리의 신분을 재규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순종하는 대상의 종이 된다. 죄의 종이 될 것이냐, 아니면 의의 종이 될 것이냐(16절)? 죄의 종이 되는 길은 "몸의 사욕에 순종"하는 것이요(12절), 의의 종이 되는 길은 자신을 부활한 자 같이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다(13절). 지난 본문의 고민이 여기서도 계속된다. "몸의..
본문에서 바울은 아담과 그리스도의 유사성에 주목하여 "아담은 오실 자의 모형"이라는 주장(롬 5:14)을 부연하고 있다. 본문은 이전 본문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이전 본문에 대한 묵상을 참고하여 함께 살펴보길 원한다. 우선 바울은 18-19절에서 아담과 그리스도의 유사성을 문학적 반복으로 표현한다. 한 범죄로 많은 이들이 정죄에 이르렀고 한 의로운 행위로 많은 이들이 의롭다 하심을 받았다는 점(18절)과, 한 사람의 불순종으로 많은 이들이 죄인이 되었고 한 사람의 순종으로 많은 이들이 의인이 되었다는 점(19절)이다. 지난 본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생각해 보건대 아담의 범죄로 많은 이들이 정죄를 받게 되었다는 것은, 아담의 후손들이 선조의 죄악 때문에 정죄를 받았다는 의미보다 아담이 최초로 죄..
본문은 금 신상 앞에 절하기를 거부하는 사드락과 메삭, 아벳느고를 고발하는 내용이다. "어떤 갈대아 사람들"이 "유다 사람들"을 참소했다(8절). 이들은 금 신상에 절하라는 왕의 명령(10절)과 그 처벌을 확인한 후(11절)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를 고발한다(12절). 느부갓네살은 이에 분노하여 그들을 끌고 오게 한다(13절). 여기서 나는 참소하는 자가 사용하는 언어에 주목하고자 한다. 그들은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가 "왕이 세"운 자들이라고 말한다(12절). 그리고 거기에 바로 덧붙여 말을 잇는다. "왕이여 이 사람들이 왕을 높이지 아니하며..." 왕이 세운 자들인데 왕의 명령에 복종을 안 하다니 이것은 더욱 괘씸한 일이다! 이것이 그들의 논리였던 것이다. 성경에 따르면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는..
은혜로 충만했던 수련회가 끝나고, 아직도 박희원 목사님의 사자후가 머릿속에 쟁쟁한 상태에서, 졸업을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책, 을 손에 잡았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해서” 읽는 것은 참 오랜만의 일이다. 그리운 제자반의 내음을 알씬 느끼며 책을 펼쳤다. 저자인 오스 기니스는 특유의 박식함으로 “소명”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솜씨 좋게 풀어놓는다. 그 중심에는 “소명은 ‘하나님’의 부르심이다.”라는 대명제가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다. 많은 이들이 소명을 나 자신의 의지, 나 자신의 계획, 나 자신의 꿈과 혼동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명의 주체가 하나님 그 분이라는 것이다. 기니스는 이 당연한, 그러나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당연해지지 않은 진리를 몇 개의 장을 할애하여 설명한다. 그렇다면 ..
이 애 이 애 걱정 마라 나도 같이 쓸어주마 나 위해 쓸자는 그 방 내가 쓸어 너를 주고 닦다가 닳아질 네 맘 내 닦아주마 쓸지 닦지 하던 마음 그것조차 맘뿐이고 님이 손수 쓸으시고 나까지도 앉으라시니 내 자랑이라곤 없소이다 참 없소이다 함석헌 선생의 시 의 일부. 김기석 목사님의 를 읽고 있다. 책장을 넘기다 위 시를 마주하게 되었다. 쿵, 가슴이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더 이상 페이지를 넘길 수 없었다. 귀하디 귀한 님을 맞이하려고 쓸고 닦고 하지만, 채비를 채 차리기도 전에 님이 오셨다. 준비 안 된 어수선한 광경을 보시며 님은 빙그레 웃으시며 친히 비를 드신다. 난 곁에서 어쩔 줄 몰라하며 그것을 바라보고 있다. 님은 청소를 마치시고, 이마에 흐른 땀을 닦으시며 내게 앉으라고 권하신다. 부끄럽다. ..
14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요 1:14) 최근 이 구절이 계속 머리에 맴돈다. 한 구 한 구가 정말 기독교 신앙의 정수라는 느낌이 든다. 이 구절을 한 구씩 읽어나가며 묵상한 것을 나누고자 한다. 1) 말씀이 육신이 되어 위대한 "성육신"을 담고 있는 구절이다. 예수께서는 하나님과 같은 분(요 1:1)이었으나 스스로를 낮춰 "육신"이 되셨다. 이를 신학적으로 아름답게 표현한 것이 에 등장하는 표현이다. 6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7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8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