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os credit
대하 11:13-23 본문
여로보암이 여호와 신앙을 박해하였기 때문에(14-15절) 북이스라엘에서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이 유다로 넘어왔다(13절). 또한 하나님을 참되게 찾는 자들도 함께 넘어와서(16절) 르호보암을 도왔다(17절). 르호보암은 다윗의 자손 중에서 아내들을 맞았고 많은 자식을 두었으며(18-22절) 이들을 유다 각지에 흩어 놓았다(23절).
오늘 본문은 열왕기에 그 짝이 존재하지 않는 본문이다. 본문의 의도는 르호보암을 칭송하는 것으로 보인다. 열왕기는 르호보암에 대한 평가를 직접적으로는 하지 않지만 당시 유다가 악했던 것으로 묘사함(왕상 14:22-24)으로써 간접적으로 비판하고 있는데, 오늘 본문은 도리어 이 시기에 유다가 하나님을 착실히 따랐던 것으로 묘사한다(17절). 심지어 북이스라엘에서 참된 신앙을 찾아 제사장, 레위인, 신실한 자들이 건너올 정도였다(13-17절).
그리고 르호보암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그의 가족을 소개한다. 그는 18명의 아내와 60명의 첩이 있었지만(21절) 오늘 본문에서 거명된 아내는 마할랏과 마아가로, 둘 다 다윗의 손녀였다. 마할랏은 다윗의 아들 여리못의 딸이요(18절), 마아가는 다윗의 아들 압살롬의 딸이다(20절). 흥미로운 것은 본문에 압살롬을 소개하는 어떠한 표현도 없다는 것인데, 이는 압살롬이 다윗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독자들이 알고 있었음을 암시한다. 역대기 기자는 다윗의 손자였던 르호보암이 다윗의 손녀들, 즉 사촌들과 결혼했음을 강조하여 가문의 정통성을 확보한다.
게다가 르호보암은 "지혜롭게 행하"는 왕이었다(23절). 그는 아들 중 특별히 사랑한 아비야를 왕위를 물려받을 후계자로 세웠는데(22절) 다른 아들들이 섭섭해 하지 않도록 유다와 베냐민 각 성읍에서 풍요롭게 살 수 있게 해주었다(23절).
정리해 보자. 르호보암은 여호와 신앙을 착실히 지켰고, 다윗의 손녀들과 결혼했으며, 통치에 있어서도 지혜롭게 행했다. 오늘 본문이 이렇게 르호보암을 칭송하는 것은 어째서일까? 어쩌면 통치 말년에 르호보암이 타락한 것(대하 12:1, 14)을 좀 더 강조하기 위함일지도 모른다. 본문은 "삼 년 동안" 르호보암과 유다가 "다윗과 솔로몬의 길"을 따랐다고 묘사하는데(17절), 이는 그 3년이 지난 후에는 이들이 타락했음을 암시한다.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세력의 절반 이상을 여로보암에게 빼앗긴 르호보암이었지만, 그는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바로 저버리지 않았다. 그는 영토 수복 전쟁도 하나님의 계시대로 포기했고(대하 11:1-4), 도리어 참된 신앙을 찾아 남하한 자들을 따뜻하게 맞아주었다(13-17절). 어쩌면 이 때 르호보암은 욥의 고백처럼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라고(욥 1:21) 고백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역대기 기자는 그것이 올바른 신앙이라고 우리에게 외치고 있다.
때로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섭리에 따라 우리에게 고통이 찾아온다. 솔로몬의 자리를 세습한 르호보암이 당연히 누려야 하는 통치권을 빼앗긴 것처럼, 우리가 응당 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빼앗길 때가 있다. 화가 난다. 분노가 치민다. 하지만 르호보암이 보여준 신앙의 본처럼, 그럴 때 우리는 더 하나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를 따르는 자들과 함께 거해야 한다. 남들이 보기에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는 나와 아내도, 이럴 때일수록 더 하나님을 찾을 수 있기를 원한다. 주여, 연약한 자들을 도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