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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 11:34-40 본문
입다가 승전 후 집으로 돌아오자, 그의 무남독녀가 그를 맞이하였다(34절). 입다는 서원으로 인해 괴로움을 겪고(35절), 딸은 그 서원을 이행하라고 말한다(36절). 다만 친구들과 함께 애곡하는 기간을 줄 것을 요청한다(37절). 두 달 동안 애곡을 마친 그 딸(38절)은 결국 입다의 서원대로 하나님께 바쳐졌고(39절), 이후 그 딸을 위한 애곡이 관습이 되었다(40절).
오늘 본문은 교훈을 끌어내기 어려운 본문이다. 성경이 입다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본문은 객관적인 필체로 입다의 행동과 그 결과로 만들어진 관습에 대해 묘사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날샘의 묵상처럼 "만약 입다가 율법을 제대로 알았더라면 이 사건은 이런 비극으로 끝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교훈이 본문이 말하고 싶은 바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한 가지 내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입다와 딸이 하나님께 드린 서원을 절대적인 것으로 여기고 있는 태도이다. "내가 여호와를 향하여 입을 열었으니 능히 돌이키지 못하리로다"(35절) "아버지께서 여호와를 향하여 입을 여셨으니 아버지의 입에서 낸 말씀대로 내게 행하소서"(36절) 그리고 "그는 자기가 서원한 대로 딸에게 행"하였다(39절).
비록 옳지 않은 서원이지만, 이는 한편으로 율법을 지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이 여호와께 서원하였거나 결심하고 서약하였으면 깨뜨리지 말고 그가 입으로 말한 대로 다 이행할 것이니라"(민 30:2) "네 하나님 여호와께 서원하거든 갚기를 더디하지 말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반드시 그것을 네게 요구하시리니 더디면 그것이 네게 죄가 될 것이라"(신 23:21)
또한 전도서 기자는 말한다. "네가 하나님께 서원하였거든 갚기를 더디게 하지 말라 하나님은 우매한 자들을 기뻐하지 아니하시나니 서원한 것을 갚으라 서원하고 갚지 아니하는 것보다 서원하지 아니하는 것이 더 나으니 네 입으로 네 육체가 범죄하게 하지 말라 천사 앞에서 내가 서원한 것이 실수라고 말하지 말라 어찌 하나님께서 네 목소리로 말미암아 진노하사 네 손으로 한 것을 멸하시게 하랴"(전 5:4-6)
어쩌면, 본문은 신중하지 못한 서원에 대한 경고를 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절대자 하나님께 드린 서원은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입다는 섣불리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서원을 드렸고, 결국 참담한 심정으로 그 서원을 지켜야만 했다. 당시 독자들은 이 슬픈 이야기를 읽으면서 함부로 서원하는 것에 대한 경고를 받지 않았을까? 하나님과의 약속은 그렇게 두려운 것이다. 따라서 내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겠다고 약속했다면, 죽는 날까지 그 약속을 지키며 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