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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 9:7-21

로보스 2015. 9. 10. 05:03

아비멜렉이 왕이 되었다는 소식(삿 9:6)을 들은 요담은 그리심 산에 가서 세겜 사람들에게 연설을 베푼다(7절). 전반부는 나무들의 우화(8-15절)이고, 후반부는 이 우화를 통해 세겜 사람들의 행동을 비판하는 내용(16-20절)이다. 요담은 자신의 아버지가 세겜 사람들에게 베푼 선정을 기억하라고 말하면서(17절), 세겜 사람들의 행동(18절)은 결국 아비멜렉과 그들이 피차 멸망하는 길이라고 선포한다(20절). 말을 마친 요담은 아비멜렉을 피해 브엘로 도망간다(21절).


오늘 본문에 실린 우화는 명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야기 속에서 실제로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나무들은 겸손한 태도를 보이는 반면(9-13절),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가시나무는 왕이 되고자 우쭐거린다(14-15절). 특히 가시나무는 자신의 그늘 아래 들어오지 않는 나무들에게 불로 공격할 것이라는 협박까지 하고 있다(15절). 이 우화를 통해 사사기 기자는 우회적으로 왕권에 대한 집착을 비판한다. 비단 아비멜렉 뿐 아니라 권력에 집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시나무에 비견될 수 있을 것이다.


요담은 이어 세겜 사람들에게 여룹바알을 기억하라고 말한다. 여룹바알은 미디안의 손에서 그들을 구원했지만(17절), 그들은 그 은혜를 저버리고 그의 아들들을 몰살시켰다(18절). 이는 자명하게도 여룹바알과 그의 집을 선대하는 것이 아니고(16절), 그 결과 아비멜렉과 세겜 사람들은 피차 멸망할 것이다(19-20절). 여기서도 다시 한 번 하나님의 공동체가 어떻게 혈연을 빌미로 깨지는지 잘 드러난다. 세겜 사람들이 아비멜렉을 왕으로 세운 것은 자신들과 혈연 관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18절). 그들은 그의 말만 듣고 이스라엘을 구원한 사사의 집을 몰살시켰다.


아비멜렉도, 세겜 사람들도 모두 하나님의 공동체를 좀먹는 사람들이었다. 본문은 아비멜렉은 악인(=가시나무)으로 상정하고 세겜 사람들의 분별력을 비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권력에 집착하는 악인이 자신과 혈연 관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편을 들어 하나님의 공동체를 깨뜨렸다. 인간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하나님의 뜻을 저버린 것이다. 내 안에 혹시 동일한 욕망이 도사리고 있지는 않은가 돌아본다. 하나님의 백성답게, 그 분의 공동체를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 할 수 있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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