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os credit
막 9:38-42 본문
오늘 본문은 앞선 본문의 내용이 어느 정도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본문에서는 예수께서 '섬김의 도'에 대해 가르치신 내용이 다루어졌다. 특히 "누구를 섬겨야 하는가?"에 대한 답으로 "어린아이 하나"(막 9:36)를 보이시며 가장 약하고 가장 낮은 자를 섬기라는 가르침을 주셨다는 점에 주목하며 본문의 내용을 분석해 본다.
오늘은 먼저 "'우리 편'이 아닌 사람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라는 주제가 다루어진다. 우리를 따르지 않는 자까지 우리가 섬겨야 하는가, 아니면 배척해야 하는가? 요한은 예수를 따르지 않으면서도 예수를 빙자하여 귀신을 쫓는 자들을 보고 그들을 배척하고자 했다(38절). 예수께서는 이에 대해 분명한 답을 주신다. "금하지 말라 ...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자는 우리를 위하는 자니라"(39-40절)
이와 유사한 답을 사도 바울도 제시한다. 그는 복음을 전파함에 있어 바울을 괴롭히기 위한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런 말을 남긴다. "그러면 무엇이냐 겉치레로 하나 참으로 하나 무슨 방도로 하든지 전파되는 것은 그리스도니 이로써 나는 기뻐하고 또한 기뻐하리라"(빌 1:18) 즉, 우리의 선한 목적과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방식이 그릇되었거나 우리와 다른 방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방식을 이유 삼아 그들을 배척하지 말고 그들을 인정하고 섬기라는 것이 예수와 바울의 공통된 교훈인 것이다.
이어 다시금 '섬김'에 대한 가르침이 이어진다. 섬기는 것은 무엇인가? 하나님의 백성에게 "물 한 그릇이라도 주"는 것이다(41절). 이는 사라지지 않을 상급으로 돌아온다. 반면 섬기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예수를 믿는 "작은 자들 중 하나라도 실족하게 하"는 것이다(42절). 이는 생명을 버리는 게 나을 만큼 큰 벌로 이어진다.
우리는 이 본문에서 하나님의 백성이 누구인지 '섬김의 자세'를 가지고 이야기해 볼 수 있겠다. 하나님의 백성은, 설사 나와 다른 노선을 걸을지라도 예수의 "이름을 의탁하여 능한 일을 행"하는 자이다(39절). 하나님의 백성은,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에게 "물 한 그릇이라도 주"는 사람이며(41절), "이 작은 자들 중 하나라도 실족하게 하"지 않는 사람이다(42절). 누군가가 하나님의 백성인지 아닌지 따질 수 있는 바로미터는, 나의 신학과 방법론에 일치하는가가 아니라 예수께서 제시하신 이와 같은 기준에 일치하는가이다.
교회에는 내 신앙의 가치관과 맞지 않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많다. 그들은 때로 인간의 술수에 의존하는 것 같고, 때로 복음을 팔아 자신의 영달을 도모하는 것 같으며, 때로 세상의 권세와 부귀를 지나치게 사랑하는 것 같다. 그들이 너무도 싫다. 그들은 그리스도인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들이 하나님의 백성인지 아닌지는 내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그저 그들이 예수의 이름을 믿고 이를 통하여 하나님의 일을 한다면, 그들이 예수에게 속한 자에게 물 한 그릇이라도 준다면, 그들은 나와 동역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동역자는 성격과 마음이 100 % 일치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니까.
예수여, 나의 연약한 마음을 붙드시고, 내게 주신 이 동역자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섬기게 하소서. 우리가 맞지 않는 부분이 너무도 많지만, 예수께서 보이신 섬김의 도를 따라 그것을 감내하며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게 하소서. 분열은 그치고 하나 될 수 있게 우리 위에 역사하소서.
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마음을 품어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 (빌 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