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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20:4-8 본문

큐티

대상 20:4-8

로보스 2017. 4. 27. 12:51

본문은 다윗 치세에 있었던 블레셋과의 전투를 다루고 있다. 십브개는 십배를 쳐죽였고(4절) 엘하난은 골리앗의 아우 라흐미를 죽였으며(5절), 가드에서는 요나단이 이스라엘을 능욕하는 자를 죽였다(6-7절). 무력이 강한 자들조차도 다윗의 군대 앞에서는 다 죽었다(8절).


본문은 삼하 21:18-22에 대응하는 짤막한 본문인데, 이전 평행 본문이 삼하 12:26-31이었음을 생각해 볼 때, 나는 여기서 역대기가 침묵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자그마치 8장에 달하는 내용이 역대기에 누락되어 있다. 사무엘하에 따르면 해당 내용은, 암논이 다말을 강간한 사건(삼하 13:1-22), 압살롬이 암논을 죽인 사건(삼하 13:23-39), 다윗과 압살롬의 화해(삼하 14장), 압살롬의 반역(삼하 15:1-12), 다윗의 도망(삼하 15:13-16:14), 압살롬의 예루살렘 입성(삼하 16:15-17:29), 압살롬의 패배(삼하 18장), 다윗의 귀환(삼하 19장), 세바의 반역(삼하 20장), 그리고 기브온 사람들을 위해 사울의 자손을 죽인 사건(삼하 21:1-14)이다. 암논부터 압살롬으로 이어지는 이 모든 사건을 간음죄의 결과로 해석한다면, 역대기 기자는 해당 부분을 완전히 도려내기로 결정한 것처럼 보인다.


사무엘하에서 생략된 부분의 마지막인 삼하 21:15-17은 사실 사무엘하의 평행 본문을 여는 내용으로 보이는데, 그 내용조차 생략되어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이는 어쩌면 삼하 21:15-17에서 그리는 다윗의 모습이 성취욕에 휩싸여 경거망동하는 모습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역대기 기자가 생각하는 다윗의 모습이 있었기에, 기자는 그 모습에서 벗어난 기록을 과감하게 편집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기자가 '살린' 내용은 무엇인가? 오늘 본문의 핵심은 8절이다. 여기서 "키 큰 자의 소생"은 무력이 강한 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싸움에 능한 자마저도 "다윗의 손과 그 신하의 손에 다 죽었"다. 기자는 4절, 5절, 6-7절의 세 가지 사건을 기록함으로써 이것을 드러내 보인다. (대상 18:1에서 블레셋이 항복하고 다윗이 가드를 빼앗았다고 기록하는데, 오늘 본문을 그보다 뒷 시대라고 생각하면 약간의 불일치가 발생한다. 기자는 이에 대해 침묵한다.)


오늘 본문은 앞의 본문에 바로 붙어 다윗의 승전 기록을 연속적으로 보여주지만, 사실 그 사이에는 '누락된 내용'이 있다. 그리고 그 침묵하는 기록은 역대기 기자의 의도를 드러낸다. 그는 아들에게 쫓기는 비참한 왕이 아니었고, 그의 가족은 아들이 딸을 강간하는 콩가루 집안이 아니었다. 다윗은 승리하는 자(8절)였다. 그리고 기자가 드러내 말하지는 않지만, 그의 승리는 하나님으로부터 말미암은 것이었다.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사람은 승리한다. 이 말이 역대기 기자가 하고 싶은 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저 문장을 조금 손보자면,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사람은 '겸손할 때' 승리한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역대상 21장이 교만의 죄와 그 귀결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하실 일을 기대하며 겸손히 그 앞에 조아리는 내가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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