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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6:31-53 본문
계속해서 레위 자손의 계보로, 오늘 본문의 전반부는 찬송하는 자들의 계보이고, 후반부는 대제사장의 계보이다. 본문은 "언약궤가 평안을 얻었을 때"를 다윗이 이스라엘을 통일하고 예루살렘에 입성한 후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긴 때로 본다(31절; 대상 15장). 오벧에돔의 집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길 때 "다윗이 레위 사람의 어른들에게 명령하여 그의 형제들을 노래하는 자들로 세우고 비파와 수금과 제금 등의 악기를 울려서 즐거운 소리를 크게 내라 하"(대상 15:16)였다. 오늘 본문이 소개하는 세 사람, 곧 헤만(33-38절), 아삽(39-43절), 에단(44-47절)은 이 때 중심적인 역할을 한 사람들이었다(대상 15:17). 본문은 이들이 솔로몬 때 성전이 세워질 때까지 직무를 수행했다고 증언한다(32절; 대하 5:12).
헤만, 아삽, 에단의 계보는 레위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38, 43, 47절). 그리고 이들은 각각 레위의 세 아들의 자손이다. 이로부터 레위 자손을 대표하는 상징성이 생긴다. 또한, 본문에서 흥미로운 점은 "직무를 행하는 자와 그의 아들들"이라 하였지만(33절) 실제로 "아들들"은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그 "아들들"이 (비록 명시적으로 거명되지는 않았으나) 존재했음을 나타낸다. 본문은 아마 포로에서 돌아온 사람 중에 아삽 자손이 있었기에(스 2:41, 느 7:44) 그들의 근원을 소개하는 목적에서 기록된 것이 아닐까?
다음으로 대제사장의 직무(49절)와 계보(50-53절)가 소개된다. 흥미롭게도, 바로 직전 본문인 대상 6:4-15에서도 대제사장의 계보가 소개되는데, 그 계보와 비교해 볼 때 본문의 계보가 내용상의 차이는 없지만 훨씬 짧다. 본문은 아히마아스에서 끊기는데, 이 아히마아스는 다윗 때 압살롬의 반역 사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삼하 15-18절)는 것을 생각해 보면, 아마도 그것을 떠올리게 하려는 장치가 아니었을까? 만약 그렇다면, 헤만, 아삽, 에단을 소개한 것도 그렇고, 아히마아스를 소개한 것도 그렇고, 본문은 다윗 왕 치세를 조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역대기 기자는 그 때가 참된 하나님 나라의 모델이라고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본문은 레위 자손 중 직무를 맡은 자들, 즉 노래하는 자들과 대제사장을 소개한다. 특별히 그 중에서도 다윗 왕 때 섬겼던 자들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로써 기자가 이스라엘 왕국의 참된 모습을 다윗 때로 투영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이 역대기를 읽은 포로기 이후의 유다인들 중에는 아삽 자손도 있었고 아론 자손(스 7:1-5)도 있었다. 본문은 그들에게 다윗 왕국 때의 참된 예배를 회복하자고 권고한다. 즉, 각자의 직무에 맞게 "회막 앞에서 찬송하는 일"(32절)과 "하나님의 집 장막의 모든 일"(48절), "분향하며 제사를 드리며 지성소의 모든 일을 하여 ... 이스라엘을 위하여 속죄"하는 일(49절)이 올바로 회복되어야 했다.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이와 같은 직무가 주어져 있다. 바울은 말한다. "그가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선지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 어떤 사람은 목사와 교사로 삼으셨으니 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엡 4:11-12) 즉,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은사를 주셔서 성도를 섬기고 교회를 세우게 하신다. 성경이 고백하고 있는 '참된 이스라엘'의 모형을 바라보면서, 오늘도 내게 주어진 직무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하루가 되길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