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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12:38-45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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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12:38-45

로보스 2016. 9. 7. 23:11

서기관과 바리새인 몇 명이 찾아와 예수께 표적을 보여달라고 요구한다(38절). 예수께서는 "요나의 표적" 외에는 보여줄 것이 없다고 말씀하시고(39절), 이는 사흘 간 장사되실 것을 의미한다고 풀어 설명하신다(40절). 이어 "이 세대 사람"에 대해 니느웨 사람들(41절)과 남방 여왕(42절)을 들어 그 교만함을 책망하시고, 귀신의 예화를 들어 이 세대가 결국 멸망할 것을 말씀하신다(43-45절).


오늘 본문 역시 종교 지도자들과 예수 사이의 갈등을 그려내고 있다.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찾아와 던진 질문(38절)은 다분히 중립적인 언어로 기술되어 있지만, 사실 예수가 그리스도인 증거를 보여달라는 당돌한 요구였다(cf. 마 16:1-4). 예수께서는 그들의 속셈을 간파하시고(39절), 참된 증거는 결국 예수께서 묻히셨다 살아나는 것 뿐임을 말씀하신다(39-40절). 이는 바울의 선언을 떠오르게 한다. "그의 아들에 관하여 말하면 육신으로는 다윗의 혈통에서 나셨고 성결의 영으로는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사 능력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선포되셨으니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시니라"(롬 1:3-4)


예수께서는 오늘 대화에서 "악하고 음란한 세대"(39절), "악한 세대"(45절)라는 표현을 쓰시는데, 예수를 믿지 못하고 더 많은 증거를 요구하는 당시 종교인들을 책망하는 표현이다. 니느웨 사람들은 요나를 통해 회개했고(41절), 남방 여왕은 솔로몬의 말을 듣고자 멀리서 왔는데(42절), 요나보다 솔로몬보다 큰 자인 예수 그리스도를 직접 본 사람들이 회개하지도 않고 그를 따르지도 않는다. 이는 결국 그들의 마음이 얼마나 완고한지 보여주는 것이다.


이어 예수께서는 마음이 굳은 자들의 결국이 어떻게 되는지, 귀신 이야기를 통해 설명하신다. 귀신론은 성경에서 깊게 다뤄지는 주제가 아닌지라 이 본문의 의미를 정확히 해석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한 번 살펴보자. 먼저 메시지의 핵심은 귀신이 사람에게서 나갔다가(43절) 더 악한 귀신을 몰고 다시 들어온다는 것(45절)이다. 그리고 이 "악한 세대"는 그렇게 더 안 좋은 형편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45절). 특히 본문이 이 세대의 강퍅함을 꾸짖는 내용임을 감안하면, 여기서 "비고 청소되고 수리되었"다는 것(44절)은 귀신이 살기에 좋은 집이 되었다는 의미, 즉 귀신이 나간 사람이 회개하지 않고 악한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는 의미로 보인다.


앞선 본문에서 귀신 이야기가 나왔음(마 12:22-29)을 감안하면,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축귀 사역과 연관지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예수께서 "이 세대" 사람의 귀신을 쫓아내 주시면, 그 귀신은 일단 나갔다가 결국 머물 곳을 찾지 못하고 돌아온다. 그런데 그 사람이 회개하지 않고 계속해서 악한 상태에 머물러 있기에, 귀신 입장에서는 자기가 살기에 더 좋은 환경이 되었으므로 동류들을 이끌고 들어오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쉴 곳"은 결국 귀신이 거할 만한 곳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고, 초대 교회에서는 "물 없는 곳"의 "물"이라는 표현이 어쩌면 물 세례 받은 자들, 즉 회개한 자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귀신은 세례 받지 않은 자들을 찾아다니며 있을 곳을 찾지만, 원래 있었던 곳만큼 좋은 곳을 찾지 못했다.)


우리는 예수를 경험했다(요일 1:1). 구약의 족장들, 왕들, 선지자들이 그렇게 보고 싶어했던 그 메시아를 만났다. 하지만, 그 만남이 즉각적으로 우리의 회심을 불러오는 것은 아니다. 아니, 도리어 우리의 회심은 더 어려운지도 모르겠다. 예수가 메시아인 증거는 "요나의 표적"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를 믿지 않는다면 이 세상의 악한 영들과 더욱 어울리게 될 것이고, 내 형편은 점차 악화될 것이다. 어느 쪽을 택하겠는가? 완고한 마음을 버리고 회개하자. 예수를 온전히 주인으로 모시고 이 세상의 악한 영들을 대적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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