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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6:19-34 본문
오늘 본문부터는 구조가 조금 불명확하다. 그래서 조금 길게 끊어서 묵상해보려 한다. 우선 본문의 주제문은 19-20절로 보인다.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말고 하늘에 쌓아두라는 말씀이다. 이는 내가 마음을 두는 곳이 어디인지 생각해 보라는 뜻이기도 하다(21절). 예수께서는 땅에 마음을 둘 필요가 없음을 한참 설명하시고(25-32절), 하늘에 마음을 두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간단하게 요약하신다(33절).
본문을 관통하는 한 가지 사상은 하늘과 땅의 강렬한 대비이다. 땅의 보물은 상하거나 도둑 맞을 염려가 있지만(19절) 하늘의 보물은 누구도 훔쳐갈 수 없다(20절). 땅의 삶은 재물을 섬기는 것이요, 하늘의 삶은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다. 이 둘은 양립 불가능하다(24절). 재물을 섬긴다는 것은 결국 의식주를 염려하는 것인데, 하나님께서 이 모든 것을 채워주실 것(32절)을 믿는다면 염려할 필요가 없다(25절). 하나님을 섬긴다는 것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것이다(33절).
이 구도, 즉 '땅의 삶'과 '하늘의 삶'을 가지고 몇 구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우선 22-23절, 갑자기 눈과 밝음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는 맥락에 잘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빛과 어둠의 이항 대립에 착안하여 앞의 구도를 빌려오면, 눈이 향하는 곳, 즉 마음이 향하는 곳(21절)이 어디인가를 묻는 구절로 해석할 수 있다. 만약 내 눈이 바라보고 있는 것이 어둠, 즉 땅의 삶이라면, "그 어둠이 얼마나 더하겠"는가(23절)? 그러니 눈을 들어 빛, 하늘의 삶을 바라보라.
그리고 34절은 어떠한가? 여기서 이야기하는 "내일 일"은 땅의 삶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비록 하늘의 삶을 바라보며 살지라도, 우리의 발은 땅에 닿아 있다. 여기서 사는 동안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예수께서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다고 하신다. 땅의 삶을 완전 내팽개치고 살 수는 없지만, 여기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지는 말라. 내일 일어날 일들과 내일 해야할 일들은 내가 걱정할 것이 아니다.
다음 주에 졸업논문 마감이 잡혀 있어서 요새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논문을 쓰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란데, 자꾸 다른 일들이 생겨서 나를 번민케 한다. 이 모든 어려움 가운데서도 하늘의 삶을 바라보는 내가 되기를 원한다. 그리고 34절의 위로를 마음에 새긴다.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다. 오늘의 괴로움은 오늘 것으로 족하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고 하루하루 믿음으로 걸어가는 내가 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