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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하 7:1-7 본문
본문은 새로운 내용으로 "전환"되는 부분(1절)으로, 자신이 "궁"에 편히 살 때 하나님의 궤는 장막에 있는 것이 불편했던 다윗은 나단에게 성전 건축의 뜻을 내비친다(2절). 나단은 그 의견에 동의하였지만(3절), 하나님은 이에 부정적인 뜻을 보이신다(4-7절). (항상 옳은 소리만 하는 것 같은 선지자 나단도 실수할 때가 있었다!)
어째서 하나님은 성전 건축을 중단시키셨을까? 사무엘서는 이에 대해 무엇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가? 이는 어려운 질문이다. 사무엘하 7장에서는 명백한 이유가 등장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하나님께서는 다윗 대신 다윗의 아들이 하나님의 "이름을 위하여 집을 건축할 것"이라고 말씀하신다(삼하 7:13). 이것을 보면 하나님께서 성전 건축 자체를 싫어하신 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 본문에서는 조금 벗어나지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하여 사무엘하 7장 전체를 묵상하였다. 흥미롭게도 이 부분에는 "집"이라는 단어가 반복해서 사용되고 있다. 우선 오늘 본문에서도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부분(5-7절)에는 한 절에 한 번씩 "집"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있고, 11절, 13절, 16절, 18절, 19절, 25절, 26절, 27절, 29절에서도 동일한 단어가 쓰이고 있다. (히브리어 원문을 찾아봐도 전부 בָּ֫יִת bayith라는 단어를 쓰고 있음 -_-v) 따라서 난 7장을 관통하는 핵심 단어가 "집"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집"은 어떤 용례로 사용되고 있는가? 7장에서 사용되는 의미는 크게 세 가지로 찾아볼 수 있다. (1) 다윗/솔로몬이 하나님을 위해 지을 집, 즉 성전(5, 6, 7, 13절) (2) 하나님이 다윗을 위해 지어주실 집(11, 27절) (3) 다윗의 가문(16, 18, 19, 25, 26, 29절). 물론 2번과 3번을 동일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내 생각에는 본문은 그 둘을 구분하고 있는 것 같다. 특별히 2번은 반복해서 미래형으로 쓰이고 있고 3번은 항상 소유격과 붙어 나옴을 주목하자. (아 히브리어를 좀 더 잘 알았더라면...)
1번과 2번 용례를 비교해 볼 때, 하나님이 다윗에게 성전 건축을 허락하지 않으신 이유는 하나님께서 먼저 다윗을 위해 집을 지어주시고 그 이후에 다윗의 자손이 하나님을 위해 집을 짓기를 원하셨기 때문인 것 같다(11-13절). 그렇기 때문에 다윗은 이 말씀에 반항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집을 세우신다는 약속에 감사함으로 반응할 수 있었다(27절).
그렇다면 이제 의미를 물을 차례가 되었다. 하나님께서 다윗을 위해 집을 지어주신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고대 이스라엘에서 "OOO의 집"이라고 하면 관례적으로 OOO의 다스림 아래 있는 모든 사람과 재물을 가리켰다. 즉 여기서 3번 의미로 쓰인 "집"은 가장으로서 다윗이 다스리는 집안을 가리킨 것이다. 반면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2번 의미의 "집"은 왕으로서 다윗이 다스리는 강역을 가리킨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다윗을 위해 집을 지어주신다는 말씀은, 하나님께서 다윗의 통치권을 견고하게 해주실 것이라는 말씀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는 이어서 나오는 8장 말씀이 다윗의 정복 전쟁에 관한 말씀인 것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다.
정리하자. 다윗은 하나님께 집을 지어드리겠다고 서원했고(2절), 하나님은 당신께서 다윗에게 먼저 집을 지어주신 이후에 다윗의 아들에게 집을 받겠다고 하셨다(11-13절). 이는 다윗의 통치를 견고하게 하신 이후에 성전을 건축하게 하시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본문에서 우리는 무엇을 읽을 수 있는가? 하나님은 "먼저" 베푸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왕이 견고한 집에 거하게 될 때까지 "집에 살지 아니하고 장막과 성막 안에서" 다니시는 분이다(6절).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이 "편히 쉬게" 될 때(11절)까지 "휘장 가운데에" 계시는 분(2절)이다. 하나님의 열심을 묵상한다. 그 열심에 감격하며 감사하는 하루가 되기를. 만 입이 내게 있으면 그 입 다 가지고 내 구주 주신 은총을 늘 찬송하겠네.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속하기 위하여 화목 제물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라" (요일 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