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딛 2:4-5 본문
오늘 본문은 젊은 여자들이 마땅히 가져야 할 자세를 가르친다. 바울은 젊은 여자들을 가정에 제한된 존재로 보고 있다. 여자의 의무가 남편과 자녀를 사랑하고(4절) "집안 일"(οὐκουρός)을 하는 것(5절)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바울은 여자가 남편에게 복종해야 한다고 말한다(5절).
과연 이 본문을 현대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본문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모든 그리스도인 여자들은 남편에게 복종하고 집안에만 쳐박혀 있으라고 해야 할까? 나는 이 본문을 문화적 배경 속에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편지가 쓰여진 1세기 지중해 문화권에서는 남녀의 역할 차이가 확연했다. 그리고 그 역할을 벗어나는 자들에 대해 사회적인 인식이 좋지 않았다.
본문에서 이런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여자가 남편에게 복종해야 하는 이유로 바울이 "하나님의 말씀이 비방을 받지 않게 하려 함"을 들고 있기 때문이다(5절). 아마 당시에 교회 안에서 자유함을 근거로 남편을 무시하고 집안을 돌보지 않는 여성들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이를 보고, 믿지 않는 자들이 교회와 기독교를 싸잡아 욕했던 것이 아닐까. 바울의 권면은 교회가 오해를 사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말하는가. 세상 속에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은 사회적, 문화적 배경을 의식하고 사람들의 시선에 유의해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이다. 복음을 타협해서는 안 되지만, 중요하지 않은 문제에 있어서는 나 자신의 주장을 잠시 내려놓고 "하나님의 말씀이 비방을 받지 않"도록 세상의 기준에 맞출 필요도 있다.
사도 바울은 음식 문제를 다루는 다른 편지에서 이렇게 말한다.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은 아니요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것은 아니니 누구든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라"(고전 10:23-24) 우리는 예수의 대속으로 자유한 존재가 되었지만, 이것이 곧 방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되려 우리는 남이 시험에 들지 않도록 우리의 자유를 스스로 제한시킨다.
바울이 이야기하는 다른 덕목들, 신중함, 순전함, 선함(5절)은 이런 컨텍스트로 연결시킬 수 있다. 하나님의 말씀만이 드러나길 원하는 순전한 믿음을 가지고, 다른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는 대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 볼 것이기 때문이다.
문득 한국 교회의 모습이 떠오른다. 어쩌면 우리는 세상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든 하나님의 뜻을 내세워 악행을 거리낌 없이 저지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결과 하나님의 말씀이 비방을 받고 있다. 여기서 내 행동을 돌이켜 본다. 혹시 나로 인해 하나님의 말씀이 비방을 받지는 않는가? 믿지 않는 자들이 나를 보고 무엇을 느낄까? 치열하게 고민할 수 있기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