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 23:20-26

하나님은 율법 계명을 내려주신 후 언약을 선포하신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이 맺은 언약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다. 특히 "네가 ...하면 내가 ...하리라"라는 형식의 조건부 언약에 주목하여 본문을 묵상해보길 원한다.

하나님은 "사자"를 보내어 이스라엘의 앞길을 인도하시겠다고 약속하신다(20절). 여기서 "사자"는 하나님의 "이름"을 받은 존재(21절)로, 하나님은 그의 말을 듣고 따를 것을 명령하신다(21, 22절). 이는 고대 근동에서 "이름"을 받았다는 말이 곧 권세를 위임받았다는 의미였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님은 약속을 덧붙이신다. 그를 잘 따른다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편에 서실 것이다(22절).

그 사자는 앞서 가며 이스라엘의 길을 인도할 것이고, 하나님은 그 앞길에 나타날 가나안 민족들을 멸하실 것이다(23절). 이스라엘이 할 일은 그들의 신을 숭배하지 않고(24절) 오직 하나님 여호와만을 섬기는 것이었다(25절). 이스라엘은 길을 찾느라 헤맬 필요도, 전쟁에 이기기 위해 안간힘을 쓸 필요도 없었다. 오직 하나님만을 잘 섬기면 되었다. 하나님은 여기에도 약속을 하신다. 하나님을 잘 섬긴다면 풍요와 건강, 장수가 따라올 것이다(25-26절).

하나님의 언약은 독특하다. 하나님이 먼저 구원을 하시겠다고 선포하신다. 구원 받은 이스라엘은 이제 하나님을 따를지, 혹은 그를 저버리고 다른 신들을 따를지 선택할 수 있다. 하나님을 따른다면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될 것이요, 하나님으로부터 말미암는 자원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본문에서는 "사자"라는 존재가 나와 조금 더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데, 하나님의 권위를 나눠가진 대행자로 이해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이 도식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피값으로 우리를 구원하셨다. 이제 우리는 하나님을 따를지, 계속 죄악 속에 거할지 선택할 수 있다. 하나님을 따른다면 하나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 이 '선택'은 일회성이 아니다.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모든 고민 속에서 계속해서 해나가야 하는 선택이다. 나는 오늘 얼마나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아가고 있는가? 구원 받은 자답게 살아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