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 9:30-33

지금까지 바울이 로마서 9장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되돌아보자. 바울은 동족 유대인들로 인해 근심이 많다(1-3절). 이들에게는 하나님의 복이 임했지만(4-5절), 혈통만으로 구원을 받는 것은 아니다(6절). 이는 이삭과 야곱이 하나님의 전적인 뜻대로 선택된 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7-13절). 하나님은 뜻대로 선택하시는 분이며(14-18절), 그 앞에서 우리는 항변할 수 없다(19-23절). 하나님께서는 이미 선지자들의 글 속에서 이방인들이 구원받을 것을 계시해 두셨다(24-29절).

"그런즉 우리가 무슨 말을 하리요?"(30절)라는 표현과 함께, 바울은 구원의 핵심 원리로 돌아온다. 이방인들은 율법으로 오는 의를 따르지 않았지만 믿음으로 오는 의를 얻었다(30절). 반면 유대인들은 율법으로 오는 의를 따랐지만 믿음을 의지하지 않고 행위를 의지했기에 넘어지고 말았다(31-32절). 바울은 이를 구약 성경을 인용하여 증언한다. 바울이 인용한 구절은 다음과 같다. "그가 성소가 되시리라 그러나 이스라엘의 두 집에는 걸림돌과 걸려 넘어지는 반석이 되실 것이며 예루살렘 주민에게는 함정과 올무가 되시리니"(사 8:14) "그러므로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이르시되 보라 내가 한 돌을 시온에 두어 기초를 삼았노니 곧 시험한 돌이요 귀하고 견고한 기촛돌이라 그것을 믿는 이는 다급하게 되지 아니하리로다"(사 28:16)

이 인용구들은 무슨 의미인가? 사 8장 말씀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과 친히 함께 하실 것을 예언하는 동시에, 그 하나님의 존재 자체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걸림돌이 되리라는 말씀이다. 바울은 이를 하나님의 현현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예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걸림돌이 되었다. 그렇다면 사 28장 말씀은 어떠한가?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시온에 보낸 기초석을 믿는 자는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이다. 그 기초석을 예수 그리스도로 해석한다면, 예수를 믿는 자는 그 혈통과 상관 없이 구원을 받으리라는 말씀으로 볼 수 있다. 즉, 바울은 예수에 대한 유대인들의 반응을 예언한 사 8장 말씀과 이방인들의 반응을 예언한 사 28장 말씀을 결합함으로써 자신의 논지를 공고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는 스스로 하나님의 선민이라 믿었던 자들에게 걸림돌이 되었다. 반면 하나님의 약속에서 배제된 것처럼 보였던 이방인들은 그를 통하여 구원을 얻게 되었다. 베드로도 말한다. "그러므로 믿는 너희에게는 보배이나 믿지 아니하는 자에게는 건축자들이 버린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고"(벧전 2:7) 하나님의 한없는 긍휼로 인해 혈통도 행실도 자랑할 것 없는 자들이 믿음만으로 구원을 받는다. 깨닫는 은혜가 임하길 기도한다.

사람들 그 이름 건축자의 버린 돌처럼 버렸지만

내 마음에 새겨진 이름은 아름다운 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