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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겔 34장 본문

성경

에스겔 34장

로보스 2009. 9. 15. 10:26
에스겔 34장은 "양떼와 목자" 이야기이다. 읽는 순간 요한복음 10장에 나오는 예수님의 선한 목자 비유가 떠올랐다. 대조하면서 읽어보니 상당한 유사성이 느껴졌다. 구약성경을 잘 알고 계셨던 예수님은 에스겔 34장을 염두에 두고 요한복음 10장의 말씀을 하신 것이 아닐까?

첫번째 유사성. 요한복음 10장에서 예수님은 "삯꾼"을 말씀하신다.
12삯꾼은 목자가 아니요 양도 제 양이 아니라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을 버리고 달아나나니 이리가 양을 물어 가고 또 헤치느니라 13달아나는 것은 그가 삯꾼인 까닭에 양을 돌보지 아니함이나 (요 10:12-13)
한편 에스겔 34장에서는 "엉터리 목자"들이 등장한다. (겔 34:2-8) 여기서는 명시적으로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을 가리키는데, 이로 볼 때 예수님이 말씀하신 "삯꾼"도 예수님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을 일컫는 것임을 유추할 수 있다.

두번째 유사성. 요한복음 10장에서 예수님은 "선한 목자"를 말씀하신다.
11나는 선한 목자라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거니와 (요 10:11)

14나는 선한 목자라 나는 내 양을 알고 양도 나를 아는 것이 15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 같으니 나는 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노라 (요 10:14)
한편 에스겔 34장에서는 하나님께서 직접 양떼를 돌보신다는 표현이 등장하고, 또 다윗으로 표상되는 메시야가 양떼를 돌볼 것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15내가 친히 내 양의 목자가 되어 그것들을 누워 있게 할지라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겔 34:15)

23내가 한 목자를 그들 위에 세워 먹이게 하리니 그는 내 종 다윗이라 그가 그들을 먹이고 그들의 목자가 될지라 (겔 34:23)
이 말씀을 잘 알고 있던 유대인들은 예수님의 요한복음 말씀을 듣는 순간 예수님이 곧 하나님(최소한 하나님의 대리인)이자 메시야라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두 말씀 사이에 나타나는 차이이다. 요한복음에는 에스겔에 나오지 않는 두 가지 표현이 추가되었다. 첫번째로 "목자가 죽는다"는 표현이다. 예수님은 목자 이야기와 죽음 이야기를 섞어서 말씀하시고 (요 10:11, 15) 이어 당신의 죽음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설명하신다.
17내가 내 목숨을 버리는 것은 그것을 내가 다시 얻기 위함이니 이로 말미암아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시느니라 18이를 내게서 빼앗는 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버리노라 나는 버릴 권세도 있고 다시 얻을 권세도 있으니 이 계명은 내 아버지에게서 받았노라 하시니라 (요 10:17-18)
이는 에스겔에 모호하게 나타난 '구원'이라는 개념이 '죽음'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음을 나타내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 '대속'의 죽음 말이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구원의 범위'이다. 에스겔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할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30그들이 내가 여호와 그들의 하나님이며 그들과 함께 있는 줄을 알고 그들 곧 이스라엘 족속이 내 백성인 줄 알리라 주 여호와의 말씀이라 (겔 34:30)
반면 요한복음의 예수님께선 "다른 양들"을 언급하신다.
16또 이 우리에 들지 아니한 다른 양들이 내게 있어 내가 인도하여야 할 터이니 그들도 내 음성을 듣고 한 무리가 되어 한 목자에게 있으리라 (요 10:16)
이로써 예수님은 당시 유대인들이 생각하는 그런 '배타적인 구원'이 아닌 '전인류적인 구원'을 이룩하실 것임을 선포하신 것이다. (cf. 대학부 2009/8/30 설교) 우리가 지금 믿고 있듯이 말이다. 어쩌면, 사도 요한은 복음이 이방인들에게 널리 퍼지는 것을 목도하였기 때문에 예수님의 이 말씀을 이해하고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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