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딤후 1:12-18 본문

큐티

딤후 1:12-18

로보스 2014. 1. 22. 00:46

어째서 날샘이 본문 구분을 이렇게 해놓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 12절은 이전 본문에 붙여 놓는 것이 좀 더 해석을 용이하게 해준다. 따라서 12절은 이전 본문의 맥락에서 해석하도록 하겠다.


12절은 이전 본문에서 논의된 "고난"과 "부끄러움"의 문제를 계속 다룬다. 이전 본문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보자면, 복음은 그 자체가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설사 그로 인하여 고난을 당하는 것처럼 보여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12절에서 바울은 거기에 더하여 하나님께 대한 자신의 신뢰를 이야기한다. 바울은 자신이 누구를 믿는지 알고 있고, 그 분이 마지막 날까지 자신의 신뢰를 지켜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위하여 고난을 받는지 이해하고 있었다. 따라서 그는 고난 앞에서 당당할 수 있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최후 승리를 믿기에 현세의 고난을 이길 수 있는 것이다. "생각하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도다"(롬 8:18)


바울은 이제 디모데에게 "지키라"는 명령을 준다. 무엇을 지키는가? "내게 들은 바 바른 말"(13절)과 "네게 부탁한 아름다운 것"(14절)을 지켜야 한다. 이게 무엇을 가리키는지 본문만으로 구체화하기는 어렵지만, 맥락상 올바른 가르침, 신앙, 복음 등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바울은 자신이 고난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그 복음을 끝까지 지키라고 명한다. 물론 이는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기에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과 사랑으로써" 그리고 "우리 안에 거하시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행해야 한다.


다음으로 바울은 구체적인 인명을 거론한다. 부겔로와 허모게네를 비롯한 "아시아에 있는 모든 사람"은 바울을 버렸다(15절). 반면 오네시보로는 바울을 찾아와 격려해주고 에베소 교회를 열심히 섬긴 사람이었다(16-18절). 바울은 그를 칭찬하며 축복한다. 본문만 놓고 본다면 바울은 자신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놓고 사람들을 판단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앞의 내용과 이어서 생각해 본다면 조금 다르게 묵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부겔로와 허모게네가 바울을 떠난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그들이 바울의 고난을 보고 두려워서, 혹은 실망해서 떠났던 것이 아닐까 싶다. 그들은 어쩌면 복음을 접하고 호기심에 새로운 가르침을 따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복음을 따른다는 것이 자신들의 생각처럼 화려하고 능력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그들은 복음을 떠났다. (아예 이방 종교로 돌아섰는지, 디모데전서에서 등장하는 율법주의/신비주의 유대교로 옮겨 갔는지는 알 수 없다.) 반면 오네시보로는 계속해서 복음을 따르면서 감옥에 갇힌 바울을 섬기고 지역 교회에 헌신했다. 그는 복음의 참 능력을 체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정교 분리가 원칙인 현대 사회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바울의 고난은 와닿지 않는 이야기일지 모른다. 지금의 한국/미국 사회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그러한 고난을 받고 있는가? 하지만 원칙적으로 볼 때, 그 고난은 현대의 그리스도인들에게도 동일하게 주어진다. 참 복음을 따른다는 것은 세상의 원칙을 거부하고 "옳은 길"을 따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원칙을 거부함으로써 생기는 여러 가지 어려움들, 나는 그것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바울처럼, 디모데처럼, 오네시보로처럼, 하나님에 대한 신뢰 하나만 붙잡고 기꺼이 손해 보며 살 수 있는가?


고상하고 아름답다 진리 편에 서는 일

진리 위해 억압 받고 명예 이익 잃어도

비겁한 자 물러서나 용감한 자 굳세게

낙심한 자 돌아오는 그 날까지 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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