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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14:1-11 본문
말세에 관한 설교가 끝나고, 이제 마가복음은 본격적인 클라이맥스로 들어선다. 본문에서는 예수를 둘러싼 흉계를 앞뒤에 배치(1-2, 10-11절)하고 그 사이에 "장례 준비"를 넣어(3-9절) 긴박감을 조성하고 있다.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이후 계속해서 종교 지도자들과 마찰을 빚자(막 11-12장) 마침내 이들은 "예수를 흉계로 잡아 죽일 방도를 구"했다(1절). 그 와중에도 이들은 "민란"을 두려워하는데(2절), 이로써 이들이 의로운 마음으로 이 일을 추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권세를 지키기 위해 이런 일을 저질렀음을 알 수 있다.
그들에게 접근한 것은 "열둘 중의 하나인 가룟 유다"였다(10절). 그는 돈을 받고 예수를 함정에 빠뜨릴 기회를 찾기 시작했다(11절). 유다가 갑자기 왜 예수를 배반했는지에 대해서는 본문이 침묵하고 있기에 우리 역시 지나친 해석은 금해야 할 것이다. 다만 우리가 본문에서 읽어야 할 것은 예수를 둘러싼 음모가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수는 이러한 음모를 알고 계셨는가? 본문은 예수께서 이미 다 알고 계셨고 그 길을 친히 선택하셨음을 시사한다. "한 여자"가 예수께로 찾아와 그 머리에 향유를 부었다(3절). 본문에 따르면 이는 예수의 "장례를 미리 준비"한 것이었다(8절). 예수께서는 곧 당신이 죽을 것을 아셨고("나는 너희와 항상 함께 있지 아니하리라"), 그렇기에 그를 칭찬하셨다(6절). 예수께서는 "어디서든지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 그를 증거하여 기억할 것이라고 하셨고(9절), 이 말씀은 모든 복음서에 이 사건이 기록됨으로써(마 26:6-13, 막 14:3-9, 눅 7:36-50, 요 12:3-8) 성취되었다.
예수께서는 죽음으로 향한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걷고 계신다. 그를 잡아 죽일 자들이 흉계를 꾸미고 있고, 예수 당신께선 몸에 향유를 받으사 그 장례를 예비하셨다. 이 죽음의 기운이 물씬 풍기는 장면 가운데서 주목할 것은 예수의 주 되심이다. 그는 어느 상황에서도 주권을 잃지 않으셨고, 스스로 그 길을 선택하여 가셨다(cf. 요 10:18). 이는 백성의 눈치를 보는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의 모습과 사뭇 대조를 이룬다.
나는 예수의 제자로서 올바른 길을 따라가고 있는지 자문해 본다. 나는 주님이 걸어가신 죽음의 길을 따르고 있는가, 아니면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걸어간 권세의 길을 따르고 있는가? 주여, 자꾸만 곁길로 빠지는 나의 연약함을 불쌍히 여기사 도와주소서.
십자가를 질 수 있나
주가 물어보실 때
죽기까지 따르오리
저들 대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