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눅 17:1-1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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눅 17:1-10

로보스 2018. 11. 15. 12:57

예수께서는 다시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주신다(1절). 첫 번째 가르침은 실족에 관한 것이다. 실족하는 것은 일어나게 되어 있는 일이지만, 실족하게 하는 사람은 벌을 받을 것이다(1절). 따라서 누군가를 실족시키느니 차라리 목에 맷돌을 매고 바다에 빠지는 것이 낫다(2절). 이 말씀은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라는 말씀이라기보다는, 남을 넘어뜨리지 않도록 극도로 조심하라는 말씀으로 보인다. 3절의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라"는 이 이야기의 교훈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음은 용서에 관한 가르침이다. 누군가 죄를 범하면 경고하고, 그가 회개하면 용서하라(3절). 심지어 하루에 일곱 번 죄를 짓더라도 매번 돌아와 회개한다면 그걸 용서해야 한다(4절). 이 가르침의 앞의 가르침과 짝을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내가 남을 넘어지게 하는 자라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도록 극히 조심해야 할 것이고, 반면 남에 의해 내가 실족했다면, 그가 돌아와 회개하고 용서를 구할 때 그를 너그러이 용서해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말씀을 듣던 "사도들"은 예수께 대뜸 믿음을 더해 달라고 간구하였다(5절). 어쩌면 누가복음의 맥락 속에서, 믿음은 기적을 부르는 열쇠였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눅 7:9, 50; 8:25, 48; 17:19; 18:42 등). 즉 이들은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없음을 인식하고 믿음을 통해 초자연적인 능력을 받기를 원했던 모양이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작은 믿음만으로도 나무를 바다에 심는 놀라운 일을 할 수 있음을 말씀하신다(6절). 이는 실제로 그런 기적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볼 때, 예수께서는 그 작은 믿음조차 갖기 어렵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믿음을 도깨비 방망이처럼 여기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믿음으로 기적을 바라는 대신 무엇을 해야 하는가? 예수께서는 이 시점에 종의 비유를 주신다. 종은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도 쉬지 않는다(7절). 그는 주인의 식사를 수종 들어야 하고(8절), 감사 인사조차 받지 못하면서 열심히 일한다(9절). 예수께서는 바로 이 태도가 우리가 가져야 하는 태도라고 말씀하신다(10절). 즉, 명령하신 대로 행하고, 그저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라" 고백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리해 보자면 이렇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남을 넘어뜨리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면서(1-2절), 동시에 남이 나에게 잘못했을 때에도 그가 회개하면 바로 용서해야 한다고 가르치신다(3-4절). 이것은 너무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초자연적 능력을 의지하여 "믿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답은 아니다(5-6절). 답은, 내가 하나님 앞에서 종임을 인식하고 그저 묵묵히 어렵든지 쉽든지 명하신 대로 순종하는 것이다(7-10절).


솔직히 다소 맥이 빠지는 결론이다. 하나님께서 내게 초자연적인 능력을 주셔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역을 하게 하시면 좀 좋을까? 하지만 예수께서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건 그저 하루하루 발버둥치며 그 분의 뜻대로 순종하는 것이라고 하신다. 이게 제자의 길일까? 쉬운 길, 편한 길은 전부 막으시고, 그저 매일 나 자신을 죽이며 배알도 낯짝도 없이 살아가라고 하신다. 오 주여, 내게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주인께서 명하시니 종으로서 순종하겠습니다. 우둔한 종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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