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눅 13:1-9

로보스 2018. 10. 23. 09:29

어떤 사람들이 예수께 와서 갈릴리 사람들이 제사 중에 살해 당한 사건을 이야기한다(1절). 맥락으로 볼 때 당시 유대에서는 이들이 죄를 지었기 때문에 그 벌로 이렇게 끔찍한 일을 당했다는 생각이 팽배했던 모양이다. 예수께서는 그들이 특별히 죄를 지었기 때문이 아니라(2절) 누구나 회개하지 않으면 그렇게 망할 것이라고 말씀하신다(3절). 마찬가지로 무너진 망대에 치어 죽은 자들도 더 큰 죄를 지었기 때문에 그런 일을 당한 것이 아니다(4절). 누구나 회개하지 않으면 망할 것이다(5절).


그리고 이 "회개하지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할 것이라는 말씀을 부연하기 위해 비유를 주신다(6절). 어떤 사람이 포도원에 무화과나무를 심고 3년 동안(7절) 열매를 구했지만 열매를 얻지 못했다(6절). 그는 포도원지기에게 그 나무를 찍어버리라고 명령하나(7절) 포도원지기는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청한다(8절). 그는 1년 더 나무를 가꿀 것이니(7절) 만약 그 이후에도 열매를 얻지 못하면 찍어 버려도 좋다고 말한다(9절). 이 이야기는 심판이 유예되고 있음을 가르치는 동시에, 그 심판은 자비 없는 심판이 될 것임을 알려준다.


먼저 두 이야기의 공통 주제를 생각해 보자. "심판"이다. 첫 번째 이야기는, 이 땅에서 일어나는 모든 재난과 고통은 궁극적으로 죽음의 심판을 가리키고 있음을 가르친다. 심판은 제사 중에 살해 당하는 것처럼(1절), 무너지는 망대에 치어 홀연히 죽어버리는 것처럼(4절) 비참한 것이다. 만약 회개하지 않는다면 그 끔찍한 죽음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두 번째 이야기는 그 이야기를 받아 "3년"의 기회 동안에도 회개하지 않는 자는 결국 "찍어버"리게 될 것(7, 9절)임을 가르친다.


하지만 동시에 각 이야기는 독특한 교훈을 준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비록 모든 재난과 고통이 심판의 모형일지라도, 그 재난과 고통을 당하는 자들이 현세의 죄로 인해 즉시 심판을 받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때로 의인들이 당하는 재난을 보며 하나님께 묻는다. "이들이 그렇게 악한 자들이었습니까?" 주님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지진으로, 화재로, 태풍으로,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은 자들이 다른 이들보다 더 악한 자들은 아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섣불리 판단할 수 없음을 배운다.


두 번째 이야기는 우리에게 위로를 준다. 아마도 중보자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킬 "포도원지기"는, 포도원 "주인"에게 심판을 유예시켜 달라고 청한다(8-9절). 우리의 죄악은 지금 당장 진노의 심판을 당해도 할 말이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오래 참으시는 하나님께서는, 우리 주님의 청원을 받아 들여 심판의 때를 유예하신다. 한 번 더 기회를 주시고 기다리신다. "오직 주께서는 너희를 대하여 오래 참으사 아무도 멸망하지 아니하고 다 회개하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벧후 3:9)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는 많은 고통과 눈물이 있다. 그 안에는 죽음이 살아서 활동하고 있기에, 이는 궁극적인 '죽음'인 심판을 미리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이것을 보면서 회개하고 돌이켜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나님께서는 언젠가 이 땅을 반드시 심판하실 것이다. 그리고 그 심판은 최종적인 것이며 다시 되돌릴 수 없다. 다만 우리 주의 긍휼하심으로 그 때가 늦춰지고 있다. 이 말세에 우리는 그 긍휼에 감사하며 속히 회개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재난을 보면서 섣불리 재난의 피해자들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재난의 끔찍함을 보면서 심판의 끔찍함을 미리 보지만, 그것이 그 피해자들이 이 땅에서 지은 죄로 인해 당하는 고통은 결코 아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의 죄악으로 이 땅이 다함께 고통을 받는다고 했다(롬 8:22). 그들이 받는 고통은 (총체적) 우리가 지은 죄악으로 인한 것이다. 여기서 그들은 죄를 많이 지어서 쓰나미에 쓸려 갔다느니, 그들은 하나님이 국가를 구하기 위해 대신 죽인 것이라느니, 그런 무책임한 소리를 내뱉는 자들은 우리 주님의 가르침을 대적하는 자들인 것이다.


우리나라와 세계를 할퀴고 지나간 많은 재난들을 떠올린다. 그 상흔들이 남긴 고통을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이 땅에 심판을 내리실 그 날, 그 때까지 회개하지 않은 자들은 그보다 더한 고통을 받을 것이다. 나는 회개하고 구원받는 자가 되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 날이 오기까지, 우리의 죄악으로 이 땅 가운데 고통 받는 자들의 곁에 함께 하기를 원한다. 죄 없이 죽어간 "갈릴리 사람들"과 "실로암 사람들", 그들과 함께 울고 탄식하며 하나님께 탄원하는 자가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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