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눅 12:22-34 본문
예수께서는 이제 "제자들"에게 말씀하신다(22절). 오늘 본문은 앞서 재물을 목숨보다 중요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신 설교에 이어지는 내용이다. 이 동일한 설교가 마태복음 6장에도 나오지만, 다소 맥락이 다르다. 누가는 동일한 설교에 다른 맥락을 부여하여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무엇을 먹을지 무엇을 입을지 고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22절). 이는 생명이 그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23절). 예수께서는 까마귀(25절)와 백합화(27-28절)의 비유를 들어 고민하지 않는 피조물들도 하나님께서 다 먹이고 입히신다고 말씀하신다. 고민한다고 키가 늘어나는가(25절)? 그조차 못하면서 무엇을 염려하는가(26절)?
이 말씀을 주시는 것은 바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구하지 말라는 교훈을 주시기 위함이다(29절). 하나님께서 이미 다 아시기에 그런 것을 기도할 필요는 없다. 그런 기도는 세상 사람들이 하는 것이다(30절). 그렇다면 무엇을 구해야 하는가? 바로 그의 나라이다(31절). 하나님께서는 그 나라를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32절).
그러면서 지난 본문과 수미상응을 이루는 재물에 관한 가르침이 다시 한 번 등장한다. 가지고 있는 것들을 팔아 하늘에 있는 보물을 사라(33절). 즉, 하늘에 너희의 관심을 두라(34절). 지난 본문의 마지막 부분에서 "자기를 위하여 재물을 쌓아 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하지 못한 자"(눅 12:21)를 언급하셨는데, 오늘 본문의 마지막엔 그 사람의 대척점에 있는 사람이 등장하는 셈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고민과 염려를 한다. 하지만 그 대부분은, 오늘 본문에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하는 생각들이다. 즉, 이 세상에서 어떻게 더 잘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다. 우리의 기도는, 많은 경우에, 이 고민을 종교적으로 풀어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예수께서는 그런 고민이 다 쓸데 없다고 하시며(30절) 그저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라고 가르치신다(31절).
내가 염려하고 기도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결국 지금 내가 조금 더 불행한 이유를 찾아 그것을 치워달라는 기도를 하고 있는 것만 같다. 나는 과연 "낡아지지 아니하는 배낭"(33절)을 추구할 마음이 있는가? 하나님, 자비를 베푸사 저 또한 그 나라를 구하게 하시고, 결국 그 나라를 상속받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