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os credit

대하 36:11-19 본문

큐티

대하 36:11-19

로보스 2017. 11. 9. 13:57

시드기야는 21세에 왕위에 올라(11절) 하나님 앞에서 악을 행했다(12절). 그는 예레미야의 말을 따르지 않고 느부갓네살을 배반하였으며(13절), 유다 백성들은 성전을 더럽히고(14절) 선지자들을 멸시하는 악을 행했다(15-16절). 결국 유다는 느부갓네살의 침공을 받는다(17절). 전쟁으로 유다 백성들이 죽어 나갔고(17절) 성전 기물들이 전리품으로 실려 갔으며(18절) 성전은 불타고 예루살렘 성벽은 무너졌다(19절).


시드기야의 치세는 왕하 24:18-25:21, 렘 37:1-39:10, 렘 52장 등에 기록되어 있다. 열왕기하와 예레미야 52장의 내용은 무척 흡사하고, 역대기는 그 내용을 기반으로 편집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렘 37장부터의 내용은 다소 다른 시각을 보여주는데, 다른 본문들이 시드기야를 그저 악한 왕으로 묘사하는 반면 렘 37-39장의 말씀은 시드기야의 복합적인 성격을 보여준다. 이러한 배경을 염두에 두고 오늘 본문을 묵상해 보자.


시드기야는 하나님 앞에서 악을 행한 왕이었다(12절). 그는 예레미야의 권면을 듣지 않았는데(12절), 특별히 예레미야의 이야기는 렘 38:1-13의 말씀과 연관지어 이해할 수 있을 듯 하다(참조. 렘 32:3-5). 예레미야서에 따르면 예레미야는 계속해서 시드기야와 유다 백성에게 느부갓네살에게 항복할 것을 권했는데, 시드기야는 우물쭈물하다가 느부갓네살을 배반한 모양이다(13절; 왕하 24:20). 즉 역대기가 기록하고 있는 시드기야의 '악행'은 예레미야를 통해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에 "목을 곧게 하며 마음을 완악하게 하여" 순종하지 않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13절).


본문은 독특하게 시드기야의 죄와 유다 지도자들의 죄를 분리해서 쓰고 있는데, 유다 지도자들은 성전을 더럽히고(14절) 선지자들의 말을 멸시하였다(15-16절). 여기서 한 가지 읽을 수 있는 것은 시드기야가 적극적으로 우상을 숭배하거나 성전을 더럽히지는 않았다는 암시이다. 이는 예레미야서의 증언과도 일치한다. 시드기야는 하나님의 뜻을 궁금해 하면서도(렘 37:16-21; 38:14-28) 유다 고관들을 거스르지 못했다(렘 38:5). 하나님은 시드기야가 잡혀서 고난 당할 것을 예언하시는 한편(렘 34:2-3), 그에게 평안한 죽음을 허락하셨다(렘 34:4-5).


느부갓네살은 마침내 예루살렘을 침공했다(17절). 그는 청년들과 노인과 병자들을 가리지 않고 학살했으며(17절) 성전 기물과 보물들을 약탈해 갔다(18절). 그리고 성전을 불사르고 예루살렘 성벽을 허물었으며 유다의 귀한 것들을 파괴했다(19절). 여기서 성전과 성벽이 무너진 것이 등장하는데, 이는 각각 스룹바벨과 느헤미야 때에 재건된다. 아마 기자는 그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이다.


오늘 본문은 유다 왕국의 멸망을 그리고 있다. 그 위급한 상황에, 유다의 고관들과 백성들은 성전을 더럽히며(14절) 하나님의 선지자들을 멸시하고 있었다(15-16절). 왕이었던 시드기야는 우유부단하여 하나님의 말씀에 즉각 순종하지 못했고, 결국 악한 왕으로 기록에 남게 되었다(12-13절). 그리고 유다와 예루살렘은 철저히 파괴되었다(17-19절).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당시 선지자의 말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하나님의 뜻이 세상 나라 바벨론에 항복하는 것이라니, 느부갓네살이 여호와 신앙을 가진 자는 아니었을진대, 이성적으로 유다 왕과 고관들이 그 말을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항복했을 때 과연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까,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까 의심이 들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바벨론에 항복하는 것이 믿음의 행위였던 것은 아닐까.


오늘 본문은 아이러니컬하게도,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이 이방 민족에게 무릎 꿇는 것이 믿음의 행위였다고 말하고 있다. 어려운 문제다. 무엇이 믿음의 행위일까. 결국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에 순종하는 것이 믿음의 행위일텐데, 그것을 분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예레미야가 거짓 선지자인지 하나냐가 거짓 선지자인지(렘 28장) 당대 백성은 몰랐을 테니 말이다. 긍휼을 베푸사 내게 분별의 지혜를 허락하소서.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