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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 35:20-27

로보스 2017. 11. 3. 11:47

요시야는 애굽 왕 느고가 갈그미스로 올라가는 길에 방비하러 나갔다(20절). 느고는 요시야에게 유다를 치러 가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였지만(21절) 요시야는 그 말을 듣지 않고 므깃도에서 전투를 벌인다(22절). 요시야는 전투 중에 화살에 중상을 입었고(23절) 급히 후퇴하였으나 예루살렘에서 사망한다(24절). 유다 백성은 그의 죽음을 슬퍼했고(25절), 그의 사적은 열왕기에 기록되었다(26-27절).


오늘 본문은 열왕기하 23:28-30에 짤막하게 기록된 요시야의 전사 기사를 좀 더 자세하게 전달한다. 한 가지 차이점이라면 열왕기는 요시야가 전장에서 죽은 것으로 쓰는 반면(왕하 23:28), 역대기는 요시야가 예루살렘에 와서 죽은 것으로 쓰고 있다는 점이다(24절). 이는 예루살렘 밖에서 왕이 죽는 것이 수치스러운 일로 여겨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역대기의 이야기 구조는 다소 흥미롭다. 애굽 왕 느고는 본문에서 하나님의 명령을 받아 싸우는 자로 등장한다(21절). 본문은 명백히 "하나님의 입에서 나온 느고의 말"이라 하여(22절) 느고 배후에 하나님이 계셨다고 증언한다. 요시야는 그 말을 듣지 않고 느고를 공격하다가(22절) 중상을 입고(23절) 이내 숨을 거둔다(24절).


이야기 상으로 보면 요시야는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한 것이지만, 본문은 요시야가 하나님을 거역했다는 뉘앙스를 주지 않는다. 도리어 본문은 요시야의 삶을 요약하면서 "여호와의 율법에 기록된 대로 행한 모든 선한 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26절), 그가 조상들의 묘실에 장사되었다는 사실과 온 백성이 그의 죽음을 슬퍼했다는 사실을 적시함으로(24-25절) 그가 올바른 삶을 산 사람이었음을 암시한다.


선한 왕, 하나님을 사랑했던 왕이었던 요시야조차도 느고의 말이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인지 아닌지 분변하지 못했다. 그리고 결국 잘못된 판단으로 서른아홉이라는 젊은 나이에(대하 34:1)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이를 가지고 성경이 요시야를 비판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말년에 "교만"해진 다른 왕들과 비교해 보면 더욱 그렇다. 그저 성경은 요시야의 이른 죽음을 애도하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매 순간마다 하나님의 뜻을 옳게 판단하여 맞는 선택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요시야조차도 이루지 못한 일이었다. 때로는 실수하여 잘못된 길로 갈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내 삶을 두고 다른 이들이, 그리고 더 나아가 하나님께서 어떻게 판단하시느냐는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요시야는 "여호와의 율법에 기록된 대로 행한" 선한 왕(26절)이었기에 "온 유다와 예루살렘 사람들이 요시야를 슬퍼"했던 것이다(24절).


나는 이 세상을 떠날 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 것인가? 이 세상을 떠날 때 하나님께서 나에게 뭐라 하실 것인가? 하이데거는 인간을 '죽음을 향하는 존재'로 보아 거기서 인간의 실존 근거를 찾았다. 그리스도인에게 죽음이 영원한 소멸은 아니지만, 하나의 매듭이 지어지는 순간이기는 할 것이다. 그 순간까지의 내 삶은 어떻게 요약될 것인가? 예수를 사랑했던 사람으로 요약되고 싶다.


이 세상 떠날 때 찬양하고

숨질 때 하는 말 이것일세

다만 내 비는 말 내 구주 예수를

더욱 사랑 더욱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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