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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하 14:1-11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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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하 14:1-11

로보스 2013. 4. 18. 03:02

요압은 다윗의 마음을 읽고(1절) 지혜로운 여인을 하나 구해 다윗에게 보낸다(2-3절). 다윗에게 간 그(4절)는 자신을 과부로 소개하고(5절) 두 아들이 싸우다 한 아들이 죽었다고 말한다(6절). 이어 살인자 아들을 죽이려는 사람들을(7절) 말려달라고 청원하고(11절), 다윗은 그를 돕겠다고 세 번 답한다(8절, 10절, 11절).


본문은 "왜 다윗은 압살롬을 예루살렘으로 도로 불러왔는가?"(삼하 14:23)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부분이다. 다윗은 압살롬을 그리워했다(1절, cf. 삼하 13:39). 하지만 한편으로 압살롬을 선뜻 불러올 수는 없었다. 이는 암논을 잃은 슬픔(삼하 13:37)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고, 왕으로서 살인자에 대한 하나님의 율법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여하튼 다윗이 이런 감정적인 갈등을 겪으면서 결정을 못 내리고 있을 때, 상황을 바꾸어 놓은 것이 바로 요압이었다(1절). 그는 다윗의 인간적인 감정을 재빠르게 읽어내 그에 맞춰 행동했다.


해석학적인 관점에서 흥미로운 것은 여인과 다윗의 대화이다. 여인의 요청과 다윗의 대답은 점층적으로 구체화된다. 여인의 첫번째 말에서는 구체적인 요청이 나타나지 않는다(4-7절). 다윗 역시 모호하게 "너를 위하여 명령을 내리리라"고 답한다(8절). 만족하지 못한 여인은 다윗에게는 해가 없을 것이라고 맹세하고(9절), 다윗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여인을 괴롭히는 자를 막아주겠다고 약속한다(10절). 그러자 여인은 아들이 죽지 않게 도와달라는 자신의 요구 사항을 제시하였고, 다윗은 그를 받아들인다(11절). 이 대화는 다윗이 여인의 말에 점차 설득되어가고 있는 과정을 보여주는 문학적인 장치가 아닐까?


특히 11절의 대화는 흥미로운데, 여인과 다윗이 모두 "하나님"을 인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인용은 율법 규정과는 무관한 것이었다. 여인은 살인자가 받아야 하는 응당한 처벌을 피하게 해달라는 인간적인 소원을 다윗에게 말하면서 "하나님을 기억하라"고 청한다. 다윗 역시 그 인간적인 소원을 들어주면서 하나님을 두고 맹세한다. 어쩌면 이 대화는 다윗이 압살롬을 대한 태도가, 설사 하나님을 앞세우고 있었다 하더라도 실제로는 율법과 무관한 다윗의 감정만으로 이루어졌음을 암시하는 것은 아닐까.


이 본문에서 우리는 무엇을 읽어내야 할까? 성경은 압살롬이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것이 내란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고 증언한다(삼하 15:1-6). 다윗은 합당한 징계 없이 자신의 감정에 이끌려 살인자 압살롬을 받아들였고, 이는 결국 압살롬의 반역으로 이어졌다. 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했기에 하나님의 심판이 다윗의 가문에 임하였다. 나는 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는가? 내가 범한 죄를 하나님 앞에 깨끗이 통회하고 죄에 대해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가? 거룩하신 성령님, 내가 다윗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도와주소서.


"너희가 죄와 싸우되 아직 피흘리기까지는 대항하지 아니하고" (히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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