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os credit

대하 2:1-16 본문

큐티

대하 2:1-16

로보스 2017. 6. 2. 14:30

솔로몬은 성전을 건축하기 시작한다(1절). 이스라엘 일꾼들을 뽑은 그(2절)는 두로 왕 후람에게 사절을 보내 건축 재료와 일꾼을 요청한다(3-10절). 두로 왕 후람은 이에 호의적으로 답한다(11-16절).


오늘 본문의 평행 구절은 왕상 5장에 나오는데, 배치가 사뭇 다르다. 우선 1절에 대응하는 구절은 따로 없고, 2절은 왕상 5:15-16을 약간 변형하여 수록한 것이며, 3-10절은 왕상 5:3-6에, 11-16절은 왕상 5:7-9에 각각 대응하나 내용이 무척 다르다. 특히 솔로몬의 전갈과 후람(왕상에서는 히람)의 답장을 차이점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듯 하다.


먼저 솔로몬의 전갈을 살펴보자. 전갈의 서두가 다르다. 열왕기에서는 온 이스라엘이 평화로워졌다는 내용(왕상 5:3-4)으로 시작하고, 역대기에서는 후람이 다윗에게 궁궐 자재를 보낸 것을 상기시키는 내용(3절; 참고. 대상 14:1)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두 전갈 모두에 성전을 건축하겠다는 의지가 표현되는데(4절; 왕상 5:5), 흥미로운 것은 그에 따르는 부연이다. 열왕기는 성전을 건축하는 동기를 주로 설명(왕상 5:3-5)하는 반면, 역대기는 성전의 용도와 규모를 강조한다(5-6절). 그리고 끝으로 열왕기의 솔로몬은 백향목만 요구하는 반면(왕상 5:6), 역대기의 솔로몬은 "백향목과 잣나무와 백단목"에 더하여 "재주 있는 사람"까지 요청한다(7-9절). 그리고 모호하게 "당신의 종의 삯"으로 표현된 것(왕상 5:6)이 역대기로 와서 구체적인 수치로 변한다(10절; 이는 어쩌면 왕상 5:11에서 왔는지도 모른다).


후람의 답장 역시 상당히 차이를 보인다. 우선 11절은 열왕기에서 찾을 수 없는 내용이나, 12절은 왕상 5:7과 유사하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지혜"의 목적을 열왕기는 백성을 다스리는 데에 두는 반면(왕상 5:7), 역대기는 "성전을 건축하고 ... 궁궐을 건축하게" 하기 위함(12절)이라고 본다. 솔로몬의 전갈과 짝을 이루도록, 역대기에는 "재주 있고 총명한 사람"에 관한 말이 삽입되었다(13-14절). 운송 방법에 관해 말하는 16절은 왕상 5:9에 구체적인 지명을 더하고 있다. 그리고 열왕기의 후람은 솔로몬이 약속한 음식물을 받고자 하나(왕상 5:9), 역대기의 후람은 그것을 완곡히 거절한다(15절).


전반적으로 역대기가 열왕기에 비해 상세하고 앞뒤 본문과 아귀가 맞는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열왕기에서는 히람이 솔로몬과 대등한 입장으로 보이나, 역대기에서는 후람이 솔로몬의 아랫사람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더 중요한 것은, 성전에 관한 솔로몬의 설명이다. 열왕기의 솔로몬은 그 정당성을 부여하는데 시간을 할애하나, 역대기의 솔로몬은 성전 건축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인 채 그것의 규모와 용도를 설명한다. 이는 독자가 달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역대기 독자들은 포로에서 돌아와 성전을 새로 짓고 성전 예식을 시작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역대기 기자는 그들에게 하나의 바른 예를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하나님은 높으신 분이기에 솔로몬은 "크고 화려"한 성전을 짓고자 했다(5, 9절). 하지만 동시에, 그 성전에 하나님을 모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6절). 그래서 솔로몬은 성전을 분향하며 하나님의 이름을 기리는 용도로 짓는다고 명시한다(4, 6절). 우리의 예식과 우리의 건축물에 하나님을 담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저 우리는 하나님께서 그곳에 임하셔서 우리의 예식을 기쁘게 받으시기를 원할 뿐이다. 오늘 교회에서 기도 모임을 가졌다. 그 모임을 두고, 솔로몬의 바람과 같은 바람을 갖는다. 우리가 모이는 것은 그저 하나님의 이름을 위하여 그 시간과 장소를 구별하여 드리고 그 앞에서 예배를 드리기 위함이다.


이곳에 오셔서 이곳에 앉으소서

이곳에서 드리는 예배를 받으소서

주님의 이름이 주님의 이름만이

오직 주의 이름만 이곳에 있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