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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26:1-16 본문
예수께서 설교를 마치시고 제자들에게 이틀 뒤에 십자가에 못박힐 것을 예언하셨다(1-2절). 한편, 종교 지도자들은 모여 예수를 죽일 흉계를 꾸미고 있었다(3-5절). 예수께서 베다니 시몬의 집에 계실 때(6절) 한 여자가 예수의 머리에 향유를 부었다(7절). 제자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분개했지만(8-9절) 예수께서는 이것이 당신의 장례를 위한 것이라 말씀하시며 그를 칭찬하셨다(10-13절). 한편, 가룟 유다는 몰래 대제사장들에게 가서 예수를 은 삼십에 팔았다(14-16절).
오늘 본문은 병치 구조를 통해 상황을 긴박하게 전개하고 있다. 예수와 제자들을 비추던 조명이 순식간에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을 비추고, 다시 그 조명이 예수에게로 왔다가 그들에게로 간다. 첫 번째 장면에서,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유월절"에 당신이 십자가에 달리실 것을 예언하신다(2절). (마태복음은 명시적으로 예수를 유월절 어린양에 대응시키지는 않는다. 이런 간접적인 배치만 있을 뿐이다.)
한편, 두 번째 장면에서는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이 가야바의 집에 모여(3절) 예수를 죽일 방법을 찾는다(4절). 다만 그들은 민란을 두려워 했기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명절 당일은 피하고자 했다(5절).
세 번째 장면. 예루살렘 근처의 베다니에 있는 시몬의 집이다(6절). 식사 중이던 예수께 어느 여자가 다가와 "매우 귀한 향유 한 옥합"을 그 머리에 부었다(7절). 제자들은 분개했다(8절). 그들은 이것을 "허비"하는 것으로 보고(8절), 구제에 쓰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9절). 예수께서는 도리어 제자들을 막으시고(10절) 그 여자를 칭찬하셨다(13절). 이는 예수의 장례를 준비한 것이었기 때문이었다(12절).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말씀이 11절이다.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거니와 나는 항상 함께 있지 아니하리라" 이는 구제보다 예수의 장례가 당시에는 더 중요하다는 말씀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예수께서 떠나시고 나면 "가난한 자들"이 예수의 자리에 있게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특히 지난 본문에서 구제에 대해 가르치셨음을 생각해보면(마 25:31-46), 떠나시고 난 후에는 그들에게 잘해주라는 말씀으로 볼 수 있다.
예수 측에서 당신의 장례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시키고 있을 때, 네 번째 장면에서는 드디어 예수를 죽일 방법이 등장한다. 예수의 제자인 가룟 유다(14절)가 예수를 그들에게 넘겨 주겠다고 말한 것이다(15절). 유다는 그 대가로 은 삼십을 받고(15절) 돌아와 예수를 넘겨 줄 기회를 엿본다(16절). 아마 두 번째 장면과 연결시켜 보면, 민란을 피하기 위해 예수가 무리와 따로 떨어져 있을 때를 노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제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하나하나 실행된다. 예수께서는 당신이 죽을 것을 미리 알고 계셨고(2절), 그래서 그의 장례를 준비한 여인을 칭찬하셨다(10-13절). 반면 종교 지도자들은 자신들끼리 모여 예수를 죽일 계획을 꾸미고 있었고(3-5절), 가룟 유다는 그들에게 몰래 가서 예수를 넘기기로 약속한다(14-16절). 하지만 이 긴박한 순간에도 제자들은 여전히 깨닫지 못하고 있다(8-9절).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이 어찌나 치밀한지 놀랍다. 당신의 죽음을 내다보시고도 그 길로 계속 걸어가신 예수의 순종이 어찌나 큰지 놀랍다. 그 계획으로, 그 순종으로 구원을 얻은 내가 무엇을 해야 하겠는가. 그저 그 사랑을, 그 섭리를 찬양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