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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5:43-48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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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5:43-48

로보스 2016. 4. 7. 22:41

마지막으로 원수에 관한 계명이다. 예수께서는 율법의 가르침을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로 요약하셨다(43절). 전반부는 율법에 등장하는 말이다. "너는 네 형제를 마음으로 미워하지 말며 네 이웃을 반드시 견책하라 그러면 네가 그에 대하여 죄를 담당하지 아니하리라 원수를 갚지 말며 동포를 원망하지 말며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나는 여호와이니라"(레 19:17-18)


하지만 후반부는 율법에 문자적으로 등장하는 규정이 아니다. 율법은 도리어 개인적 원수에 대한 사랑을 가르친다. "네가 만일 네 원수의 길 잃은 소나 나귀를 보거든 반드시 그 사람에게로 돌릴지며"(출 23:4) 따라서 이는 율법 그 자체를 가리킨다고 하기보다, 당시 사람들의 율법관을 반영한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또 한 가지 가능성으로, 43절 후반부를 이스라엘의 원수였던 아말렉을 멸절하라는 명령과 같이 민족적 원수에 대한 율법 계명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 44절 이하가 개인적 원수를 다루고 있음을 볼 때 이 해석은 조금 밀린다.)


예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라고 가르치신다(44절). 이는 당신에게 반역하는 악인조차 돌보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닮는 것이다(45절). 세리(46절)나 이방인(47절)도 자신에게 잘해주는 사람에게는 잘해준다. 인간의 본능에서 우러나오는 그런 사랑 말고, 더 높은 하나님의 사랑을 닮으라(48절). 여기서 율법과 예수의 가르침 사이의 명백한 연결고리가 드러난다. 율법은 하나님의 거룩함을 닮으려는 인간의 거룩함을 규정한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레 11:45) 마찬가지로,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온전함을 닮으라고 명하신다(48절).


율법은 하나님의 백성에게 주어진 거룩함의 규정이다. 하나님이 거룩하시기에 그의 백성 또한 거룩해야 하고, 그 거룩함을 이루는 방편으로 하나님은 율법을 주셨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율법의 문자적 규정에 얽매이는 사람들이 나타났고, 예수께서는 다시 한 번 율법을 '완전하게' 하심으로 율법 속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신다. 인간의 본능으로는 이해할 수 없고 실행할 수 없는 일들을, 하나님을 닮은 하나님의 백성은 이룰 수 있다. 그리고 그 '다름'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낸다.


오늘 본문에서 나타난 '다름'은 원수를 사랑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선인을 대하는 것과 동일하게 악인을 대하신다(45절). 그렇다면 나 역시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을 대하는 것과 동일하게 나의 원수를 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교회 안에서, 그리고 교회 밖에서 나를 불편하게 하고 괴롭게 하는 사람들 몇이 떠오른다. 나는 그들을 어떤 마음으로 대하고 있는가?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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