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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5:21-26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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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5:21-26

로보스 2016. 4. 2. 00:23

지난 본문, 즉 율법을 완성하러 온 예수 그리스도(마 5:17-20)에 관한 본문에 이어, 이제 구체적인 각론이 다루어진다. 앞으로 총 다섯 개의 율법 계명이 하나하나 "...하라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의 패턴으로 인용되고, 율법을 완전하게 하시는 예수의 사역이 어떠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다루어진다. 오늘 본문은 그 중 첫 번째로 살인에 관한 계명을 다룬다.


율법은 살인을 엄격히 금하고 있다(21절). 살인 금지 계명은 십계명의 한 조항으로 들어가 있으며(출 20:13, 신 5:17), 율법의 많은 부분이 사람을 죽였을 경우에 어떻게 치리해야 하는지를 다루고 있다. 예수께서는 그 계명을 더 확장하신다. "형제에게 노하는" 것, "형제를 대하여 라가라 하는" 것, "[형제를 대하여] 미련한 놈이라 하는" 것은 모두 살인과 같은 죄이다(22절).


흥미로운 것은 이 다음이다. 예수께서는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죄를 지은 자들을 다 돌로 쳐서 죽여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게 아니라, 그 죄를 지은 자는 어서 가서 그 형제와 화해하라고 이야기하신다(23-26절). 즉, 여기서 확장된 살인죄는 자신을 돌아볼 때 쓰는 것이지 남을 판단할 때 쓰는 것이 아니다(cf. 마 7:1-5). 예수께서는 두 가지 구체적인 예를 드시는데,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상황(23-24절)과 누군가와 법정 분쟁이 붙은 상황(25-26절)이다.


우선 제사를 드리는 상황부터 생각해 보자. 제사를 드리기는 것보다 먼저 원망 산 사람과 화해하라는 명령은, 어쩌면 인간 관계가 형식적인 예배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예수께서 다른 이들을 욕하는 것이 살인죄와 같은 죄라고 말씀하신 직후에 이 명령이 나오기 때문에, 죄를 용납할 수 없는 하나님 앞에 그 죄를 그대로 둔 채 나가는 것을 경계하는 말씀으로 해석하고자 한다. 즉, 다른 이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은 큰 죄악이기 때문에 그 죄악을 먼저 해결하고 하나님 앞에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두 번째 예제를 살펴보면, 두 번째 예제를 하나의 비유로 해석할 수 있다. 재판관을 하나님으로 보고, "길"을 하나님의 최후 심판대까지 나아가는 여정으로 본다면, 이 땅을 살아가는 동안 다른 이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죄악을 지었다면 그것을 최후 심판 이전에 해결하고 하나님 앞에 나아오라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본문의 대상들이 문자 그대로 이 땅에서의 재판과 감옥을 가리킨다고 보는 것도 자연스럽다. 하지만 세상의 재판관이 완벽하게 공정하지는 않으므로, 이것을 온전한 재판관이신 하나님에게까지 확장시키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와 같이 본문을 읽는다면, 다른 이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살인죄와 같은 수준의 죄이고 하나님께서 반드시 그 죄를 심판하실 것이라는 메시지를 얻을 수 있다. 율법은 다른 이의 생명을 빼앗지 말라고 명령한다. 예수께서는 이 명령을 확장하여, 다른 이의 마음도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명령하신다. 우리의 의는 율법주의자들의 의보다 나아야 한다(마 5:20).


예수께서 이러한 명령을 주신 것이, 어차피 우리는 율법을 지킬 수 없음을 반어법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이셨을까? (어떤 분들은 로마서 7장의 신학을 끌고 와서 마태복음 5장을 그렇게 해석한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마태복음 5장의 맥락은, 예수의 제자라면 세상(=유대인들)과는 달라야 한다는 것을 설파하는 맥락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계명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쳐야 한다. 내가 다른 이를 미워했다면, 그리고 그 미움을 겉으로 표현하여 그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면, 먼저 다가가서 사죄하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것을 지켜보고 계신다.


지금까지 살면서 참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다. 이 죄를 어떻게 갚아야 할까. 내게 다른 이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도록 잘 살필 수 있는 신중함과, 혹여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내 자존심 다 내려놓고 찾아가 먼저 사죄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시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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