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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3:7-15

로보스 2015. 12. 11. 05:40

하만은 제비를 뽑아 유다인을 전멸시킬 때로 12월을 얻는다(7절). 이에 하만은 아하수에로에게 나가 유다인을 전멸시키기를 청하고(8-9절), 왕의 윤허를 얻는다(10-11절). 조서는 빠른 시일 안에 전국에 반포되었고(12-14절), 수도 수산 성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15절).


오늘 본문에서는 (눈에 띄는) 세상의 방식과 (드러나지 않는) 하나님의 방식이 대조를 이룬다. 하만은 길일을 뽑기 위해 제비에 의존하였지만, 모든 일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잠 16:33)께서는 제비를 통해 11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허락하셨다(7, 12-13절). 만약 이 기간이 훨씬 짧았다면 에스더는 활약할 시간조차 얻지 못하고 함께 몰살 당했을지도 모른다.


하만과 왕의 태도도 주목할 만 하다. 하만은 1만 달란트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바침으로써 자신의 목적을 이루고자 했고(9절), 아하수에로는 그 돈을 하만에게 돌려주며 하만의 청을 받아들인다(11절). 이는 아하수에로가 단순히 자신의 금전적 이익을 위해서 움직인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아마도 자신이 총애하는 하만(에 3:1)의 청이기에 그 잔인한 청을 받아들였던 것이 아닐까 싶다.


더욱 놀라운 것은 조서로 인해 수산 성이 혼란에 휩싸여 있을 때에도 이들은 술잔을 기울이며 즐거워했다(15절)는 것이다. 한 민족을 전멸시키라는 잔인한 명령을 내려놓고, 아하수에로는 아무 생각 없이 자신의 총신 하만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아하수에로가 에스더서 후반에 태도를 바꾸는 것을 볼 때, 성경이 일관되게 그를 악인으로 묘사하는 것 같지는 않다.)


하만은 모르드개가 자신에게 경의를 표하지 않았다는 이유(에 3:5-6)로 유다인을 "젊은이 늙은이 어린이 여인들을 막론하고" 몰살시키려 했다(13절). 이처럼 세상 신은 자신에게 경배하지 않는 하나님의 백성을 대적한다. 그리고 많은 이들은 아하수에로처럼 별 생각 없이 하나님의 백성을 대적하는 일에 참여한다. 하지만 본문의 제비 뽑기에서 보이듯,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계획 중에 일하시고 결국 그 백성이 승리하게 하신다.


세상이 굴러가는 이치를 보면서 가슴이 답답할 때가 많다. 과연 하나님의 정의는 어디에 살아있는 건지 의구심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본문에서 알 수 있듯, 하나님께서는 배후에서 일하고 계시고, 결국 하나님의 백성이 승리하게 하신다. 이 믿음을 끝까지 붙들고 나아가는 내가 되길 원한다. 포기하지 말자. 하나님의 때가 올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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