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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 17:1-13 본문

큐티

삿 17:1-13

로보스 2015. 10. 15. 00:43

사사들의 이야기가 끝나고, 사사 시대의 혼란을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소개된다. 미가라는 사람(1절)이 어머니의 돈을 훔쳤다가 저주가 두려워서 돌려준다(2절). 그 어머니는 하나님께 바친다며 그 은으로 신상을 만들게 했다(3-4절). 미가는 신당을 짓고 자신의 아들을 제사장으로 삼았다가(5절) 레위인 하나를 구해 그를 제사장으로 둔다(7-13절).


흥미로운 것은 본문에 반복해서 "여호와"라는 단어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미가의 어머니는 여호와께 은을 드리는 방법으로 신상을 부어 만들었고(3절), 미가는 레위인을 제사장으로 삼으면서 여호와의 복을 기대한다(13절). 레위인을 제사장으로 삼는 것(12절), 그리고 에봇을 만든 것(5절)은 나름 율법에 규정된 하나님 섬기는 법을 흉내낸 것이다.


하지만 본문을 읽어보면 여기서 "여호와"는 그저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신일 뿐이다. 미가는 어머니의 저주를 두려워 했고(2절) 여호와의 복을 기대했다(13절). 율법 규정을 적당히 흉내내면 여호와라는 신이 복을 내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율법을 지켜나가야 할 레위인조차 일신의 영달을 쫓아 잘못된 선택을 한다(10-11절).


이러한 문제의 근원을, 본문은 왕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 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으므로 사람마다 각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6절) 이 "왕"은 물론 일차적으로는 이스라엘 나라를 다스리는 인간 통치자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동시에 참된 왕이신 하나님을 가리킨다고도 볼 수 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나님을 왕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었고, 그 결과 질서가 무너지고 제멋대로 사는 사람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형식으로는 하나님을 섬기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의 뜻보다 나의 욕망이 앞섰던 시대, 그 시대는 혼란의 시대였다. 나의 예배가 그러한 모습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제사장과 에봇을 그럴싸하게 갖추고 있지만, 정작 하나님을 향한 마음은 내 욕망에 가려진 미가의 집처럼 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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