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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 1:22-29 본문
이번 본문은 요셉 가문의 가나안 정복기를 서술한다. 먼저 요셉 가문은 벧엘을 공격한다(22절). 정탐 중에 정보를 알려준 한 사람에게 요셉 가문은 자비를 베풀어 그와 그의 가족을 풀어주었다(24, 25절). 그들은 헷 사람들의 땅에 가서 벧엘의 원래 지명인 루스를 본따(23절) 성읍을 건설한다(26절). 한편 므낫세는 벧스안, 다아낙, 돌, 이블르암, 므깃도의 가나안 족속을 쫓아내지 못했고(27, 28절) 에브라임은 게셀의 가나안 족속을 쫓아내지 못했다(29절).
본문은 두 가지 이야기를 교차시켜 보여주고 있다. 먼저 요셉 가문이 벧엘을 정복한 이야기에서는,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하셨다는 것이 명시적으로 표현되어 있다(22절). 즉, 승리는 이미 담보되어 있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하나님의 백성에게 투항한 사람은 생명을 부지하고 자기 가족을 데리고 성읍을 건설하였다(25, 26절). 이는 라합의 이야기(수 2장)를 떠오르게 한다. 사사기는 의식적으로 여호수아서의 플롯을 따르고 있다(cf. 삿 1:1).
반면, 여호수아서와 큰 대조를 보이는 부분이 바로 본문 후반과 같은 기술이다. 므낫세는 가나안 족속을 "쫓아내지 못"하였고, 가나안 족속은 "결심하고 그 땅에 거주"하였다(27절). 이스라엘은 강성한 이후에도 그들에게 노역을 시켰을 뿐 쫓아내지 않았다(28절). 에브라임 역시 가나안 족속을 "쫓아내지 못"했고, 가나안 족속은 "그들 중에 거주"하였다(29절).
하나님이 함께 하셔서 승리한 기록인 여호수아서의 플롯을 따르는 사사기는 서술 중간중간 가나안 족속을 온전히 몰아내지 못했음을 강조한다. 율법은 반복해서 가나안 족속과 언약을 맺지 말고 그들을 온전히 몰아내라고 경고한다. 이는 그들이 이스라엘을 우상숭배로 빠지게 유혹하기 때문이었다(cf. 출 23:31-32, 34:11-16, 신 7:1-5).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 경고를 무시했고, 결국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다(삿 2:1-3).
언뜻 여호수아 생전의 기록과 유사해 보이는 여호수아 사후의 전쟁 기록은, 하나님의 말씀을 온전히 순종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결국 굉장히 다른 결론으로 치닫는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이 내게 유익이 되면 따르고 그렇지 않으면 타협하는 것에 익숙하다. 이스라엘 백성이 영토 확장에는 관심이 많았지만, 가나안 족속을 온전히 몰아내는 데에는 소극적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내 유익과 상관 없이, 하나님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는 내가 될 수 있길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