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os credit
행 27:1-11 본문
이제 바울은 이탈리아로 떠난다. 바울은 다른 죄수들과 함께 백부장 율리오의 손에 맡겨졌다(1절). 그는 "바울을 친절히" 대하였지만(3절), 그의 말을 믿지는 않았다(9-11절). 바울의 여정을 간단히 살펴보면, 가이사랴에서 아드라뭇데노 호를 타고(2절) 시돈을 들렀고(3절), 이후 구브로 해안을 따라 항해하다가(4절) 길리기아와 밤빌리아 바다를 지나 루기아의 무라시에 이르렀다(5절). 여기서 이들은 알렉산드리아 배로 갈아탔고(6절), 그레데 해안을 따라서 가다가(7절) 미항이라는 곳에 도착한다(8절).
큐티진은 여기서 율리오 백부장의 행동을 비판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 되어도 한참 잘못된 적용으로 보인다. 율리오는 신앙인이 아니었고, 바울은 하나님이 아니다. 로마 제국의 백부장이 이방 종교로 인해 잡혔다는 듣보잡 죄수의 말을 따라야 하는가? 따라서 율리오의 행위를 반면교사 삼아 내가 하나님을 신뢰하는 문제에 적용하는 것은 전혀 합당하지 않은 추론이다.
차라리 본문의 의도는 바울의 로마행 여정을 좀 더 역사적으로 기술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누가는 바울 일행의 행적을 아주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본문의 거반이 여정을 기술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어디를 지나서 어디에 도달했는지 하나하나 쓰고 있을 뿐 아니라, 어느 배를 탔는지 배의 이름까지 남겨놓았다. 이를 통해, 누가는 바울이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로마에 이르렀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임을 증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당신의 섭리를 반드시 이루시는 분이다. 제국의 심장 로마에 가서 복음을 전한다는, 인간에게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하나님께서는 차근차근 진행하고 계셨다. 바울은 "배를 타고 이탈리아에 가기"로 결정되었고(1절), 결국 로마에 이르러 복음을 증거하게 된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 분께 나의 주권을 맡겨드릴 수 있기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