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os credit
롬 2:1-4 본문
이전 본문까지 "불의로 진리를 막는 사람들"(롬 1:18)의 죄악상을 낱낱이 고발한 바울은, 갑자기 그 포문을 '우리'에게로 돌린다. 아마 로마 교인들은 로마서 1장을 읽으면서 주위의 이교도들을 판단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갑자기 "남을 판단하는 사람아!"(1절)라니, 이 무슨 날벼락인가?
바울은 남을 판단하는 것이 결국 자신에게 올무가 된다고 논한다. 우리는 무엇이 죄이고 무엇이 의인지 알지만, 죄악 가운데 있는 자들과 "같은 일을 행"하고 있다(1, 3절). 우리라고 심판을 피하겠는가(3절)? 그들과 같은 일을 행한다면 우리에게도 "하나님의 심판이 진리대로" 이루어질 것이다(2절).
혹시 우리가 회개한다면, 그것 역시 우리의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인자하심"이 우리를 인도하여 회개하게 하시는 것이다(4절). 이것을 깨닫지 못한다면 "그의 인자하심과 용납하심과 길이 참으심이 풍성하심을 멸시"하는 것이다(4절).
바울은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의 백성이라 칭하는 사람들조차 하나님의 심판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논증하고 있다. 우리의 행위가 의로운 것인가? 아니다. 우리는 무엇이 악하고 무엇이 선한지는 알지만 결국 판단만 할 뿐 악한 행위를 그치지는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악한 행위를 회개한다면 의로워지는가? 아니다. 회개조차도 하나님께서 이루시는 것이므로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의로워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죄인임을 깨닫는 것이 회복의 시작이다. 나는 구제할 방법 없는 죄인임을 스스로 깨닫고 나의 자아를 내려놓을 준비가 되었는가 묻는다. 이 사람 저 사람 판단하고 정죄하지만, 정작 그 잣대를 스스로에게 대면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자신을 직시하길 원한다. 죄인들 위에 임하실 하나님의 심판을 무섭고 떨리는 마음으로 인식하길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