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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 1:14-17 본문

큐티

롬 1:14-17

로보스 2014. 4. 3. 23:35

바울은 스스로를 "빚진 자"로 규정한다(14절). 이는 복음 전파의 의무를 다르게 표현한 것으로, 그가 복음을 전해야 하는 대상은 헬라인, 야만인, 지혜로운 사람, 어리석은 사람 등 인간의 분류를 뛰어넘는다(14절). 따라서 바울은 로마 성도들에게도 복음을 전하고자 한다(15절). 복음은 무엇인가? 복음의 목적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는 것(16절)으로, 그 내용은 "믿음"과 "의"이다(17절). 바울이 여기서 복음의 주체를 "하나님"으로 강조하고 있음에 주목하자.


지난 큐티와 이어서 생각해 볼 때, 이 본문은 상당히 흥미롭다. 바울은 로마 "교회"에 "복음"을 전하고 싶어한다. "교회"가 "복음"을 몰랐던 것인가? 날샘은 로마 교회가 처음엔 복음을 받았지만 핍박 때문에 확신을 잃었기에 다시 복음을 들어야 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나는 어쩌면 로마 교회가 처음부터 복음을 올바로 알지 못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결국 로마서는 (마치 잘 모르는 사람에게 가르치듯) 복음을 차근차근 변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상해 본다. 로마 교회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는 잘 모른 채 그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소박한 믿음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어쩌면 그들은 예수가 누구인지, 예수의 속죄는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율법과 복음은 어떠한 관계인지 등 여러 가지 신학적 개념들을 확실히 정립하지 않은 채, 그저 예수를 '구원자'로 여기며 그를 '믿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바울은 이들을 가리켜 "성도", 그리고 "교회"라고 칭한다. 그 소박한 믿음조차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엔 충분한 것이다.


따라서 나의 신학적 입장으로부터 다른 이들을 판단해선 안 된다. '성도'라는 카테고리는 내가 생각해 오던 것보다 훨씬 넓고 크다. 예수 그리스도 그 분을 구원자로 여긴다면, 설사 율법주의자라 해도 "성도"이다. (바울이 로마 교회를 대하는 태도가 정확히 이렇다.) 하지만 거기에서 멈춰선 안 된다. 로마 교회가 이미 "교회"였음에도 바울이 올바른 복음을 그들에게 가르치고 싶어했던 것을 보라. 이는 복음을 바로 아는 것이 하나님의 백성에게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바울이 암시하듯, 예수를 믿는 것과 복음을 아는 것은 다른 것이다. 로마 교회는 믿음은 좋았지만 복음을 올바로 알고 있지 않았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것이다. 복음을 알고 있지만 믿음이 좋지 않는 경우 말이다. 어쩌면 내가 그 카테고리에 속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복음에 대한 지식은 가지고 있지만, 막상 예수 그리스도 그 분을 "믿지는" 않는 게 아닐까. 다시 복음 앞에서 내 자신을 깨뜨릴 수 있길 원한다. 나의 교만이 무너지고 온전한 믿음이 싹틀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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