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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이어와 엘리사의 기적 본문
구약성경을 읽다가 재미있는 구절을 하나 발견했기에 포스팅으로 남긴다.
선지자 엘리사에게 일어난 사건이다. 보리떡 20개와 채소를 가지고 100명이 먹고 남은 사건. 딱 들으니까 무언가 떠오르지 않는가? 그래, 오병이어 사건! 이 사건이 얼마나 인상적이었는지, 복음서의 기자들이 한 명도 빼놓지 않고 열심히 기록해두었다. (마 14:15-21, 막 6:35-44, 눅 9:12-17, 요 6:5-15) 물론 복음서에 나타난 기록들을 대조하면서 연구해 볼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열왕기하> 본문과 오병이어 기적을 비교해보도록 하겠다.
우선 두 이야기의 구도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시작해보자. 두 이야기는 모두 소재와 결론이 동일하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나 엘리사나 모두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① "사환" 혹은 "제자"에게 사람들을 먹이도록 명한다. ② "사환" 혹은 "제자"가 현실적인 염려, 혹은 의심을 한다. ③ 기적이 일어나 그 의심을 일소시킨다. 그렇다면 신약성경 기자들이 오병이어 이야기를 엘리사의 기적 구도에 맞췄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보통 신약성경을 해석할 때 신약성경 기자들은 구약성경에 매우 익숙했다는 가정을 깔곤 하는데, 그렇다고 한다면 복음서의 기자들이 오병이어 사건을 기록한 것은 엘리사의 이십병(-_-) 기적을 연상시키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볼 수도 있겠다. 이걸 확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오병이어 본문들에서 그 힌트를 얻었다. <요한복음>에 보면 오병이어 이야기 뒤에 다음과 같은 말이 덧붙어 있다.
사람들은 이 "표적을 보고" 예수를 선지자로 여겼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 표적에서 엘리사의 기적을 연상했던 것은 아닐까? <누가복음>의 경우 명시적인 표현은 없지만 대신 글의 배치가 의미심장하다. <누가복음>에서 오병이어 기사는 세례자 요한 기사(눅 9:7-9)와 베드로의 신앙고백 기사(눅 9:18-21) 사이에 위치하는데, 이 두 기사에 모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세간의 평이 등장한다.
세례 요한과 엘리야는 선지자들이었고, 따라서 세례 요한, 엘리야, 옛 선지자 등은 전부 "선지자"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수미상응(inclusio) 구조에서 왜 예수 그리스도의 오병이어 기적을 삽입시켜 놓았을까? 나는 오병이어 기적이 (요한복음의 묘사와 같이) 예수 그리스도가 사람들에게 선지자로 인지된 대표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내 생각을 정리하고 결론을 내리자. 오병이어 기적은 <열왕기하>에 기록된 엘리사의 기적과 유사하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은 오병이어 기적을 보며 자연스레 엘리사의 기적을 떠올렸을 것이고,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선지자 중 한 사람으로 여겨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누가가 바로 이어서 서술하듯, 예수 그리스도는 단순한 선지자가 아니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었고(마 14:33), 이 땅 위에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할 참된 구원자였다. 예수 그리스도와 엘리사가 비슷해 보였으나 사실은 다르다, 복음서 기자들의 메시지는 이것이 아닐까?
42한 사람이 바알 살리사에서부터 와서 처음 만든 떡 곧 보리떡 이십 개와 또 자루에 담은 채소를 하나님의 사람에게 드린지라 그가 이르되 무리에게 주어 먹게 하라 43그 사환이 이르되 내가 어찌 이것을 백 명에게 주겠나이까 하나 엘리사는 또 이르되 무리에게 주어 먹게 하라 여호와의 말씀이 그들이 먹고 남으리라 하셨느니라 44그가 그들 앞에 주었더니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먹고 남았더라 (왕하 4:42-44)
선지자 엘리사에게 일어난 사건이다. 보리떡 20개와 채소를 가지고 100명이 먹고 남은 사건. 딱 들으니까 무언가 떠오르지 않는가? 그래, 오병이어 사건! 이 사건이 얼마나 인상적이었는지, 복음서의 기자들이 한 명도 빼놓지 않고 열심히 기록해두었다. (마 14:15-21, 막 6:35-44, 눅 9:12-17, 요 6:5-15) 물론 복음서에 나타난 기록들을 대조하면서 연구해 볼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열왕기하> 본문과 오병이어 기적을 비교해보도록 하겠다.
우선 두 이야기의 구도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시작해보자. 두 이야기는 모두 소재와 결론이 동일하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나 엘리사나 모두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① "사환" 혹은 "제자"에게 사람들을 먹이도록 명한다. ② "사환" 혹은 "제자"가 현실적인 염려, 혹은 의심을 한다. ③ 기적이 일어나 그 의심을 일소시킨다. 그렇다면 신약성경 기자들이 오병이어 이야기를 엘리사의 기적 구도에 맞췄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보통 신약성경을 해석할 때 신약성경 기자들은 구약성경에 매우 익숙했다는 가정을 깔곤 하는데, 그렇다고 한다면 복음서의 기자들이 오병이어 사건을 기록한 것은 엘리사의 이십병(-_-) 기적을 연상시키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볼 수도 있겠다. 이걸 확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오병이어 본문들에서 그 힌트를 얻었다. <요한복음>에 보면 오병이어 이야기 뒤에 다음과 같은 말이 덧붙어 있다.
14그 사람들이 예수께서 행하신 이 표적을 보고 말하되 이는 참으로 세상에 오실 그 선지자라 하더라 15그러므로 예수께서 그들이 와서 자기를 억지로 붙들어 임금으로 삼으려는 줄 아시고 다시 혼자 산으로 떠나 가시니라 (요 6:14-15)
사람들은 이 "표적을 보고" 예수를 선지자로 여겼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 표적에서 엘리사의 기적을 연상했던 것은 아닐까? <누가복음>의 경우 명시적인 표현은 없지만 대신 글의 배치가 의미심장하다. <누가복음>에서 오병이어 기사는 세례자 요한 기사(눅 9:7-9)와 베드로의 신앙고백 기사(눅 9:18-21) 사이에 위치하는데, 이 두 기사에 모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세간의 평이 등장한다.
7분봉 왕 헤롯이 이 모든 일을 듣고 심히 당황하니 이는 어떤 사람은 요한이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났다고도 하며 8어떤 사람은 엘리야가 나타났다고도 하며 어떤 사람은 옛 선지자 한 사람이 다시 살아났다고도 함이라 (눅 9:7-8)
18예수께서 따로 기도하실 때에 제자들이 주와 함께 있더니 물어 이르시되 무리가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19대답하여 이르되 세례 요한이라 하고 더러는 엘리야라, 더러는 옛 선지자 중의 한 사람이 살아났다 하나이다 (눅 9:18-19)
세례 요한과 엘리야는 선지자들이었고, 따라서 세례 요한, 엘리야, 옛 선지자 등은 전부 "선지자"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수미상응(inclusio) 구조에서 왜 예수 그리스도의 오병이어 기적을 삽입시켜 놓았을까? 나는 오병이어 기적이 (요한복음의 묘사와 같이) 예수 그리스도가 사람들에게 선지자로 인지된 대표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내 생각을 정리하고 결론을 내리자. 오병이어 기적은 <열왕기하>에 기록된 엘리사의 기적과 유사하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은 오병이어 기적을 보며 자연스레 엘리사의 기적을 떠올렸을 것이고,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선지자 중 한 사람으로 여겨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누가가 바로 이어서 서술하듯, 예수 그리스도는 단순한 선지자가 아니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었고(마 14:33), 이 땅 위에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할 참된 구원자였다. 예수 그리스도와 엘리사가 비슷해 보였으나 사실은 다르다, 복음서 기자들의 메시지는 이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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