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 19:11-27

예수께서는 삭개오의 구원 사건(눅 19:1-10) 이후에 바로 이어 새로운 비유를 주신다. 본문은 그 비유의 목적이 두 가지임을 밝히고 있다(11절). (1) 예수께서는 예루살렘에 가까이 오셨다. 즉, 이제 예수께서 사역을 마치시고 세상을 떠나실 날이 가까웠다는 말이다. (2) 한편 사람들은 하나님의 나라가 바로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는 잘못된 이해이므로 바로 잡을 필요가 있었다.

어떤 귀인이 왕위를 받으려고 먼 나라로 향하면서(12절), 열 명의 종에게 한 므나씩 주면서 장사하라는 명령을 내린다(13절). 그리고 그가 돌아와서 종들을 불러 정산을 한다(15절). 첫째는 한 므나로 열 므나를(16절), 둘째는 한 므나로 다섯 므나를(18절) 만들었기에 주인이 그들을 칭찬하며 고을을 내주었다(17, 19절). 하지만 어떤 종은 그 므나를 그대로 가지고 왔고(20-21절) 왕은 진노하며(22-23절) 그 므나마저 빼앗아 열 므나 가진 자에게 주라고 명한다(24절). 가진 자는 더 받고 없는 자는 그마저 빼앗기는 것이 그 원리였다(25-26절).

한편, 이 이야기와 평행하게 주어지는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그가 왕 되는 것을 원치 않던 백성들이 있었다. 그들은 몰래 뒤로 사자를 보내 그가 왕이 되지 못하게 공작을 벌인다(14절). 하지만 그 공작은 실패했고, 귀인은 돌아와 그들을 끌어다가 죽이라 명한다(27절).

이 비유는 가리키는 바가 비교적 명확하다. 특히 그 배경이 제시되어 있기에(11절) 어떤 의도인지 알기가 쉽다. 즉, 이 말씀은 하나님의 나라가 당장 나타나지 않을 것을 설명하는 말씀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이미 그러나 아직"의 구도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귀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킨다. 그가 먼 나라에 갔다가 왕으로서 영광스럽게 복귀하는 것(15절)은 그의 재림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그의 통치를 거부한 자들(14절)은 그가 돌아올 때에 심판 받을 것이다(27절).

반면 그의 "종"들은 어떠한가? 이는 제자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주인은 그들 각자에게 한 므나씩 주면서 장사를 하라고 명한다. 이는 삭개오 이야기의 맥락이 있으므로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는 것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10절). 즉, 한 므나를 준 것은 나를 구원한 것을 가리키는 것이고, 그것으로 여러 므나를 남기는 것은 다른 영혼들을 구원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재림하신 후에 이를 두고 정산하실 것이다(15절). 열매를 많이 맺은 자는 큰 상급을 받을 것이고(16-19절), 자신의 영혼만 보존해 온 자는 꾸중을 들을 것이다(20-23절). 여기서 종의 말이 재미있는데, 주인이 아무런 노력 없이 열매를 거둔다고 주장한다(21절). 이를 구원 사역과 연결 짓자면, 우리가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하나님은 구원을 이루신다는 잘못된 입장으로 해석해낼 수 있다. 예수께서는 그를 엄히 꾸짖으시고(22절) 이미 주셨던 한 므나마저 빼앗아 가신다(24-26절). 이는 그 받은 구원마저 빼앗길 수 있다는 무서운 경고로 새길 수 있다.

이 해석을 기반으로 본문의 메시지를 추출해 보자. 본문은 예수께서 세상을 떠나시고 재림하실 때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임을 이야기한다. 그 동안 예수를 따르던 자들과 그를 반대하는 자들이 각자 활동을 할 것이다. 예수를 따르던 자들은 자신이 받은 구원에 감사하여 다른 이들이 구원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나, 일부는 자신이 구원 받았다는 것만 믿고 아무런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예수께서 다시 오시면 전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고 후자는 진노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리고 예수의 통치를 반대하던 자들 또한 멸망하게 될 것이다.

나는 그 분의 다시 오심을 기다리고 있는가? 주님께서 이 땅에 참된 왕으로 오셔서 참된 통치를 펼치시기를 고대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날까지 내가 받은 한 므나에 감사하며 더 많은 므나를 남기고자 노력하고 있는가? 주여, 어서 오시옵소서!

마라나타 주 예수여

어서 오시옵소서

땅의 모든 끝 모든 족속

주를 찬송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