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눅 1:1-4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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눅 1:1-4

로보스 2018. 7. 12. 12:45

최근에는 그리 길지 않은 성경들만 여러 권 묵상했는데, 이제 긴 성경을 볼 때가 온 것 같다. 앞으로 몇 달 간 누가복음을 묵상하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주님의 삶과 가르침에 조금 더 가까이 가는 시간이 되기를 소원한다.


오늘 본문은 누가복음 전체의 서문이다. 잘 알려진대로, 누가복음은 "데오빌로 각하"(3절)를 수신인으로 하는 편지이다.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의 수신인(cf. 행 1:1)이라는 것 외에 이 이름을 가진 사람에 대해 알려진 바는 없다. "각하"(κράτιστε)라는 호칭으로부터 그가 로마 사회에서 높은 사람임을 짐작할 수는 있다. 그리고 그 이름인 데오빌로(Θεόφιλος)의 뜻이 "하나님의 친구",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이기에, 실명을 감추고 가명으로 편지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스도인인 것이 탄로나면 곤란해지는 처지였는지도 모른다.


이제 누가복음을 기록한 목적을 살펴보자. 누가는 "각하가 알고 있는 바를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고 말한다(4절). 어쩌면 데오빌로는 갓 그리스도인이 되어 몇 가지 가르침은 받았지만 체계적인 지식은 없는 상태였는지도 모른다. 누가는 그러한 데오빌로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가르침을 "차례대로"(3절)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실제로' 이 땅에 사셨음과, 그가 가르치고 행하신 것들을 증거하는 역할을 한다.


누가는 그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가리켜 "우리 중에 이루어진 사실"이라는 표현을 쓴다(1절). 즉, 예수의 행적은 "우리"가 함께 본 역사적 사실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사도들과 교부들이 끝까지 양보할 수 없었던 가치였다(cf. 요일 1:1-2). 예수께서 '실제로' 유대 땅에 사셨던 것과, 그가 '실제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셨다는 것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 반면, 당시 발호하던 이단들 중에는 이를 부인하는 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cf. 요일 4:2-3).


누가는 다음으로 "목격자와 말씀의 일꾼 된 자들"과 "붓을 든 사람"을 구분하고 있다(2절). 즉 예수의 행적을 직접 본 사람들이 있었고, 이들이 "전하여 준 그대로" 그 내용을 정리하여 기록한 사람들이 있었다. 아마 마태와 마가, 요한도 이 부류에 포함될 것이다. 누가는 본인 자신도 "모든 일을 근원부터 자세히 미루어 살"폈다고 증언한다(3절). 고전적인 성서비평이론에 따르면 누가는 아마 마가복음과 Q 자료를 기반으로 복음서를 작성했을 것이고,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마리아의 증언 등에 접근할 수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열심히 살펴보기는 했지만, 누가가 어떤 자료를 수집하여 누가복음을 썼는지, 그리고 데오빌로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지적 호기심의 대상일 뿐, 본문의 초점과는 거리가 있다. 본문이 증언하고 있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역사성'이다. 누가는 예수가 실존했던 인물이고, 그의 행적에 대한 "목격자"들이 존재한다고 말한다(2절). 그리고 그의 삶을 "차례대로" 아는 것(3절)이 신앙의 성숙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4절).


나의 신앙이 어디에 그 뿌리를 내리고 있는가 돌아볼 순간이다. 예수가 실존 인물이고 그의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이 역사적 사실임을 믿는지 안 믿는지가 기독교 신앙의 시금석이 된다. 나는 이를 믿는다. 그리고 그 분의 행적에 대해 누가복음을 통해 배우고 묵상해 가면서, 데오빌로가 그러했듯 "알고 있는 바를 더 확실하게" 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주여, 지혜를 더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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