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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3:7-12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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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3:7-12

로보스 2018. 6. 27. 10:46

말라기는 "너희가 A를 하였다. 그런데 너희는 A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는 B를 가리키는 것이다."라는 식의 문학적 장치가 반복되어 등장한다. 이는 다소 충격적인 명제인 A를 앞에 내세움으로써 주의를 환기하고 B의 심각성을 깨닫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오늘 본문의 7-8절에서는 이 구조가 여러 번 반복되어 나온다.


먼저 하나님께서는 유다가 규례를 떠나 돌아오지 않았다고 고발하신다(7절). 그리고 애절한 요청이 등장한다. "내게로 돌아오라 그리하면 나도 너희에게로 돌아가리라" 하지만 유다 백성은 어떻게 돌아가야 할지 모른다. 독자에게 이것은 다소 의외의 반응인데, 문자대로라면 규례를 다시 지키면 돌아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함의되어 있는 의미는, 유다가 스스로 어느 규례를 범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다음 절에서 하나님은 조금 더 분명하게 말씀하신다. 유다 백성은 하나님의 것, 즉 십일조와 봉헌물을 도둑질하였고(8절), 심지어 "온 나라"가 이 범죄에 참여했다(9절). 구체적인 묘사가 나오지 않기에 십일조와 봉헌물을 도둑질했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해석하기가 조금 까다롭지만, 말 1:6-14의 묘사를 참고하자면 십일조와 봉헌물로 드려야 할 제물을 흠 있는 것으로 바친 것이 아닐까 싶다.


하나님은 십일조를 올바로 드린다면 복을 내려주겠다고 말씀하신다(10절). 밭에 메뚜기가 없고 나무의 열매가 떨어지지 않는, 즉 풍성해지는 복을 받아(11절) 모든 이방인들이 보고 알 정도가 될 것이다(12절).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표현은 "나의 집에 양식이 있게 하"라는 것이다(10절). 하나님은 인간의 양식을 드시는 분이 아니지만, 하나님의 집, 곧 성전에 양식이 쌓여 있게 하라는 명령을 하신다. 그리고 이 양식은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을 위한 것이었다.


느 13:10-14의 기사를 보면, 레위인들이 받을 몫, "곡식과 새 포도주와 기름의 십일조"를 받지 못하자 각기 도망가 살 길을 모색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느헤미야는 이 일을 가리켜 "하나님의 전이 버린 바 되었"다고 지적한다. 즉, "온전한 십일조"(10절)를 바친다는 것은 이를 통해 성전을 섬기는 자들을 먹이고, 그 결과 그들이 생계를 걱정하지 않고 성전만을 섬길 수 있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 본문은 설교자들이 많이 오용하는 본문이기에, 이를 경계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본문의 십일조는 가난한 자들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하곤 했다. 그 해석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나, 나는 본문 자체가 의미하는 바는 성전을 섬기는 자들을 공동체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이 책임을 다 하지 않는 공동체는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한 공동체요, 규례를 떠나 돌아오지 않는 공동체이다.


성경은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 전념하는 자들을 특별히 공동체가 부양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본문은 성전을 섬기는 제사장과 레위인들을 말하고 있지만, 신약성경 곳곳에서도 전도자들을 그렇게 대접하라고 명한다. "이와 같이 주께서도 복음 전하는 자들이 복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명하셨느니라"(고전 9:14) 나는 전임 사역자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그들을 성심껏 대접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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