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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 15:12-21

로보스 2015. 6. 2. 22:43

예루살렘에 모여 이방인의 율법 준수에 대해 토론하던 사도들과 제자들은 논의를 잠시 멈추고 바나바와 바울의 사역 보고를 듣는다(12절). 그 보고를 들은 지도자 야고보가 결정적인 발언을 하여 논란을 종식시킨다(13절). 하나님께서 이방인에게 구원의 문을 여셨다는 시몬의 발언(14절)은 선지자들의 증거와 일치한다(15-18절). 그렇다면 이미 율법을 들을 기회가 있는(21절) 이방인들에게 무거운 멍에를 지우지 말고(19절) 몇 가지 이방 풍속을 버리라는 권면만 남기자(20절).


여기서 우리는 야고보가 결론을 내리는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쉽게도 사도행전은 반대파의 의견은 거의 기록하지 않았다. 그 결과 우리는 교회의 정통 입장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만 알 수 있다.) 야고보의 첫 번째 주장은 이제 이방인에게 구원의 문이 열렸다는 것이다. 이는 베드로의 발언(14절; 행 15:7-11)과, 바나바와 바울의 보고(12절), 그리고 선지자들의 글(15-18절)로부터 알 수 있다. 사실 이 주장은 모든 이들이 동의할 수 있는 주장이었다(cf. 행 15:1, 5).


야고보는 여기서 특별한 근거 없이 두 번째 주장으로 넘어간다. 이방인들에게 율법의 멍에를 씌우지 말자는 것(19-20절)이다. 유일한 근거는 이미 모세의 율법이 회당에서 가르쳐지고 있다는 것이었다(21절). 따라서 야고보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앞서 나온 베드로의 발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베드로는 율법이 조상들과 자신들조차 온전히 지킬 수 없는 것이고(행 15:10), 구원은 "주 예수의 은혜"로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행 15:11).


여기서 베드로와 야고보가 이야기하는 바는 바울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한다. 율법을 지킴으로 구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주 예수의 은혜로 구원을 받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율법이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비록 명시적으로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율법이 회당에서 선포되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야고보는 율법의 가치를 인정한다. 바울의 언어로 다시 쓰자면 율법은 "초등교사"이고,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그른지 깨닫게 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갈 3:24).


베드로와 야고보, 바울과 바나바는 이미 율법을 지키는 유대인들이었다. 그들에겐 어쩌면 너무도 당연했을 율법 준수를, 선교를 위하여 다시 한 번 고민해 보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우리에게 복음 전파를 방해하는 다른 걸림돌이 있지는 않은가 돌아보게 된다. 율법이 악한 것이 아니었듯, 우리의 "걸림돌" 역시 그 본질이 악한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외피에 집중하여 본질을 잃어버릴 때, "걸림돌"은 하나님의 일을 방해하는 존재가 되고 말 것이다. 고민하고 기도하는 내가 되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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