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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사랑이 없으면

로보스 2017. 8. 9. 12:22

요즘 교회 공동체에서 내 마음을 괴롭게 하는 사람이 있다. 사람들을 조작해서 모든 걸 자기 뜻대로 이루려 하고, 그렇게 되지 않으면 짜증내고 험담하는 사람이다. 그간 사이가 꽤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지난 주일에 마침내 이 사람이 내 자존심을 긁어 버렸다. 순간 내가 얼굴이 굳었고, 파하는 순간까지 그 사람을 피해 다녔다. 때마침 다음 주일에 자리를 비우는 관계로 시간을 두고 마음을 진정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또 이 사람과 부딪칠 일이 생겼다. 다음 주에 이 도시를 떠나는 친구가 있어서 교역자님과 같이 셋이서 밥을 먹기로 했는데, 문제의 그 사람이 눈치도 없이 끼겠다고 한 것이다. 카톡 방에 초대되었길래 지켜보고 있는데, 떠나는 친구에게 먹고 싶은 걸 고르라더니 정작 고르니까 자신이 원하는 음식점을 말해서 그 쪽으로 추진해 버렸다. 그 꼴을 보고 있으려니 속에서 천불이 일어서 그냥 일이 생겨서 식사를 못 간다고 하고 카톡 방을 뛰쳐나왔다.


너무 화가 나고, 이 사람이 너무 밉다. 이대로 계속된다면 그냥 교회를 옮기거나 공동체를 떠나고 싶다.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목소리를 부들부들 떨면서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아내는 잠자코 들어주더니 나를 위해 기도를 해주었다. 그런다고 그 기도가 귀에 들어오겠는가.


그 상태로 집에 돌아와서 저녁 식사를 하고, 책상에 앉아 큐티를 시작했다. 어찌저찌 묵상을 마쳤는데, 제이어스의 찬양 "Love Never Fails - 여호와께 돌아가자"가 떠올랐다. 별 생각 없이 유튜브에서 검색해서 틀었다. 익숙한 노래라 따라 부르면서 듣고 있는데, 문득 이런 가사가 흘러나온다. "사랑은 오래 참고 / 자신을 내어주네 / 서로 사랑할 때 세상은 주 보네 / 사랑은 절대 지지 않네"


눈물이 한 줄기 흐른다. 고린도전서 13장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경을 찾아 펼쳤다.


1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2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 3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4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5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6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7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고린도전서 13:1-7)

꺼이꺼이 울었다. 한 절 한 절이 내 폐부를 찔렀다. 간신히 목소리를 내서 "하나님, 억울해요." 한 마디 하자, 주님은 기다렸다는 듯이 당신은 십자가에서 더 억울하셨다고 답하셨다. 내가 무슨 말을 하겠는가. 그저 그 십자가 앞에서 울고 울 뿐이었다.


나는 요나였다. 못된 니느웨는 불벼락을 맞아서 망해야 한다고 믿고, 나는 의롭고 선하니까 하나님이 지키시리라 믿는 요나였다. 회개한 니느웨가 망하나 보려고 그 옆에 초막을 짓고 기다리는 요나였다. 그런 나에게 하나님은 나 또한 본질상 진노의 자녀임을 상기시키셨고, 일만 달란트 탕감 받은 자가 일백 데나리온 가지고 난리치는 것임을 깨닫게 하셨다.


Love never fails, 사랑은 절대 지지 않는다. 사랑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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