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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21:1-8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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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21:1-8

로보스 2017. 4. 28. 09:44

사탄이 다윗을 충동한다(1절). 다윗은 요압과 지도자들에게 이스라엘을 계수하라는 명을 내리고(2절), 요압은 반대 의견을 내나(3절) 다윗은 무시하고 일을 재촉한다(4절). 요압은 레위와 베냐민을 제외한(6절) 이스라엘의 인구를 보고하였다(5절). 하나님께서 이 일을 악하게 여기셔서 이스라엘을 치시자(7절) 다윗은 회개한다(8절).


오늘 본문은 삼하 24:1-10에 대응하는데, 몇 가지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 (여기서도 앞선 본문과 이 본문 사이에 삼하 22-23장이 생략된 것을 지적할 수 있는데, 해당 내용은 대부분 다윗의 노래고, 23장 후반의 용사 이야기는 이미 대상 11장에서 소개되었기에 생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먼저 인구 조사가 하나님으로부터 말미암은 것(삼하 24:1)이 아니라 사탄이 충동한 것(1절)으로 묘사된다. 그리고 요압 한 사람에게만 명령한 것(삼하 24:2)이 아니라 백성의 지도자들까지 명령의 대상으로 나온다(2절). 사무엘하에 등장하는 구체적인 행로(삼하 24:5-8)가 생략되었고(4절), 레위와 베냐민 사람은 계수하지 않았다는 말이 추가되었다(6절). 인구의 수도 다르게 기록되어 있다(5절, 삼하 24:9). 마지막으로 다윗의 회개가 자발적이었다는 기록(삼하 24:10)이 하나님의 심판 이후에 회개가 이루어진 것이라고 변화하였다(7절).


이 변화들의 신학적 의미를 생각해 보자. 먼저 역대기 기자는 하나님을 죄의 근원으로 보는 사무엘서 기자의 입장(삼하 24:1)에 동의하지 않는 듯 하다. 도리어 그는 하나님을 공의의 하나님으로 보고, 다윗이 죄를 범하자마자 그것을 벌하신 것(7절)으로 묘사한다. 그리고 요압의 위치를 조금 더 의인 쪽으로 가지고 가는데, 역대기는 요압의 소심한 반항(6절)을 기록함으로써 죄를 범하는 다윗에게 동조하지 않았음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반항은 그의 항변(3절)과 연결된다.


그렇다면 다윗의 '죄'는 무엇인가? 본문에서는 인구 조사 자체가 죄인 것처럼 다룬다. 사탄은 "이스라엘을 대적"하기 위해 인구 조사를 충동했고(1절), 요압은 인구 조사를 가리켜 "이스라엘이 범죄하게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3절). 하나님은 이 일을 "악하게 여기"셨고(7절), 다윗은 "큰 죄를 범하였"다고 고백한다(8절). 하지만 이것이 왜 죄인지는 명확하게 나오지 않는다. 한 가지 잘 알려진 해석은 군사력을 점검함으로써 자신의 세력을 과시하려고 한 것이 죄라는 해석인데, 이 해석을 염두에 둔 채 본문에서 근거를 찾아보도록 하겠다.


나는 무엇보다 요압이 다윗에게 한 말에 단초가 있다고 생각한다. 요압은 "여호와께서 그 백성을 지금보다 백 배나 더하시기를 원하나이다 내 주 왕이여 이 백성이 다 내 주의 종이 아니니이까"라고 말하는데(3절), 이 말을 뒤집어 보자면 이스라엘 백성이 몇 명이든 전부 다윗의 수하에 있고, 그 수가 적다 한들 하나님께서 키워주실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즉, 어쩌면 다윗은 자신이 이끄는 백성의 수가 적음을 걱정했던 것이 아닐까?


기드온의 예에서 볼 수 있듯(삿 7:1-8) 하나님께서는 수에 의지해서 승리하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 하지만 다윗은 (바로 직전 본문까지 자신에게 병력/무력과 무관하게 승리를 주신)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고 수가 충분히 있음을 확신하고 싶어했다. 이것이 하나님 앞의 범죄요, 사탄의 궤계였다. 우리도 그럴 때가 있지 않은가? 지금까지 이끌어 주신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고 내 능력과 내 스펙을 확신하고 싶어하는 것, 오늘 본문은 그것이 하나님 앞의 범죄가 될 수 있음을 준엄하게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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