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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27:11-26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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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27:11-26

로보스 2016. 11. 30. 12:13

이제 총독 주재 하에 예수의 재판이 열린다(11절). 예수께서는 유대인들의 고발에도 아무런 항변 없이 잠잠히 계셨다(12-14절). 총독은 명절의 전례(15절)를 따라 죄수 하나를 놓아주고자 했는데(16-19절), 무리는 바라바를 놓아주고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외쳤다(20-23절). 빌라도는 손을 씻으며 자신의 무죄함을 보였고(24절), 무리의 요구대로 바라바를 놓아주고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도록 판결했다(25-26절).


오늘 재판 장면에서 특기할 만한 사항은, 빌라도가 단 한 번도 대놓고 예수가 "무죄하다"고 말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누가복음(눅 23:4, 13-16), 요한복음(요 18:38; 19:4, 6)과 대조를 보이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태복음이 예수가 유죄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 조금 더 미묘한 장치들을 쓰는데, 빌라도의 아내가 빌라도에게 보낸 전언(19절)과, 빌라도가 예수가 "무슨 악한 일을 하였느냐"고 묻는 장면(23절), 그리고 예수의 피를 책임지지 않겠다고 말하는 장면(24절)이 그것이다.


빌라도는 예수께 유대인의 왕이냐고 묻고, 예수께서는 그렇다고 답하신다(11절). (이 말씀이 오늘 본문에서 유일하게 예수께서 하신 말씀이다!) 어쩌면 마태가 '예수께서 세상 법 앞에서도 무죄하다'고 강하게 주장하지 않는 것은, 이 예수의 대답 안에 실제로 세상 권세를 부인하는 내용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나님의 나라는 세상 제국과 충돌하게 되어 있다. 비록 예수께서 세상 법의 관점에서 죄를 범한 것은 없을지라도, 그는 유대인의 왕이요, '가짜 왕' 헤롯을 몰아낼 분인 것이다.


또 한 가지 오늘 본문에서 부각되는 것은 바라바와 예수의 상반된 운명이다. 본문은 다른 복음서들처럼 바라바를 악당으로 만들지 않고(막 15:7, 눅 23:19, 요 18:40), 그저 "유명한 죄수"라고만 언급한다(16절). 예수는 시기로 재판에 회부되었음에도(18절), 결국 선동에 넘어간 무리는 예수를 죽이고 바라바를 살리기로 결정한다(20-21, 26절). 바라바는 예수로 인해 목숨을 건진 것이다. 각주에 따르면, 어떤 사본에는 17절이 "바라바라 하는 예수냐 그리스도라 하는 예수냐"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예수는 "유대인의 왕"(11절)이요 "옳은 사람"(19절)이셨지만, 죄수를 대신하여 사형 선고를 받으셨다. 이는 우리의 구원을 시각화하는 예이다. 바라바의 자리에는 내가 서있다. 감옥에 갇혀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던 사형수에게, 나를 대신해 다른 사람이 죽게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나의 절망은 이제 소망으로 바뀌었고, 나의 슬픔은 기쁨으로 바뀌었다. 우리의 왕이신 그 분께 찬양과 감사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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