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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26:36-56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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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26:36-56

로보스 2016. 11. 22. 10:19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겟세마네에 가셔서(36절) 베드로, 야고보, 요한만을 데리고 따로 기도하러 가셨다(37절). 제자들에게 함께 기도할 것을 명하시고(38절) 하나님께 간절히 구하신 후(39절), 돌아와 제자들이 자는 모습을 보셨다(40-41절). 그렇게 두 번 더 하신 후에 가자고 하셨다(42-46절). 그 때 유다가 무장한 무리를 이끌고 예수께 와서(47절) 입맞춤으로 그를 배신한다(48-49절). 예수가 체포될 때(50절) 제자 한 명이 저항하자(51절) 예수께서 저지하시고(52-54절) 순순히 끌려가신다(55-56절). 제자들은 다 도망하였다(56절).


오늘 본문은 두 가지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겟세마네의 기도 장면, 그리고 잡히시는 장면이다.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겟세마네에 가셨지만(36절), 그 중 총애하는 세 제자만 데리고 따로 더 깊이 들어가셨다(37절). 오늘 본문은 예수의 마음이 얼마나 괴로웠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는 고민하고 슬퍼하셨고(37절), "죽게 되었"다고 심경을 토로하셨다(38절). 그의 기도는 솔직한 심정(39절)에서 시작해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기도로 끝난다(42절).


여기서 주목할 것은, 예수께서 그 제자들에게 기도할 것을 명하셨다는 것이다(38절). 그런데 이 기도가 과연 예수 당신을 위한 것이었을까? 본문을 잘 살펴보면 예수께서는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기도하라"고 하신다(41절). 어쩌면 예수께서는 당신을 위한 기도보다 그들 자신을 위한 기도를 하라고 명하신 것인지도 모르겠다. 즉, 예수께서는 스승이 죄인의 손에 팔리는 이 어두운 시간에 제자들이 시험에 빠지지 않도록 그들을 격려하신 셈이다. 하지만 제자들은 깨닫지 못하고 피곤하였기에(43절) 반복해서 잠에 들었다(40, 43절).


세 번 기도하러 다녀오신 후에, 예수께서는 "이제는 자고 쉬라"고 말씀하신다(45절). 어떤 이들은 이것을 체념하신 것으로 보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비꼬는 표현으로 보기도 하는데, 나는 예수의 성품을 생각할 때 두 가지 모두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직전에 예수께서는 "깨어 있으라" 하셨고, 자는 것은 밤에 하는 활동이다. 어쩌면 이 말씀은 '이제 밤이 되었다'라는 의미가 아닐까? "때가 가까이 왔"고, 빛이신 예수께서 "죄인의 손에 팔리"는 순간이 되었다. 세상은 어둠에 잠겼다. 이제 자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이제 유다가 무장한 무리와 함께 예수께로 나아왔다(47절). 그는 이미 입맞춤을 군호로 하기로 정해 두었고(48절), 예수께 입을 맞춰 그가 예수임을 알렸다(49절). 예수께서는 그 순간까지도 그를 "친구"라 부르시며 체포되셨다(50절). 그 때 어느 제자가 무력으로 저항한다. 칼을 빼서 대제사장의 종을 친 것이다(51절). 예수께서는 그를 만류하시며, 하나님의 계획을 위해 당신은 기꺼이 순종하시겠다고 고백하신다(52-54, 56절).


이어 예수께서는 그 무리에게 "칼과 몽치"를 가지고 당신을 잡으러 온 것이냐고 물으셨는데(55절), 이는 앞서 예수께서 하신 말씀인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하느니라"(52절)와 묘한 공명을 일으킨다. (그리고 결국 그들은 기원후 70년, 로마 제국의 칼로 망했다.) 그리고 매일 성전에 나가셨음에도 그들이 잡지 않았음을 지적하셨는데(55절), 이는 앞서 종교 지도자들이 민란을 두려워 했던 것을 연상시킨다(마 21:45-46; 26:5). 즉, 이들은 예수를 공공연히 체포하지도 못한 주제에, 무력을 앞세워 그를 몰래 체포하러 온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자들은 예수를 버리고 도망하였다(56절). 이는 예수께서 하신 예언(마 26:31)의 성취이다. 오늘 본문에서 제자들의 모습은 유약하기 짝이 없다. 예수께서 기도하라 하시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기도보다 잠을 택했고, 예수께서 잡히시는 순간에는 무력한 칼로 그 상황을 타개해 보려 하였으며, 정작 잡히시고 나자 아무도 예수 곁에 남지 않고 도망쳐 버렸다. "내가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마 26:35) 외친 자들의 모습 치고는 너무 실망스럽다.


이 모든 상황 속에서 예수께서는 한시도 주도권을 놓지 않으셨다. 심지어 체포 당하시는 순간까지도, 체포하는 현장에 직접 가신 분은 주님이시요(46절), 체포하라 명하시는 분도 주님이시다(50절). 반면, 종교 지도자들과 그들이 이끄는 무리는 비열하고 치졸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고, 예수의 제자들은 유약하고 무능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리고 그 모습들이 바로 우리네 인간들의 모습이다. 다만, 내가 주님의 편에 섰는가, 아니면 그를 반대하는 편에 섰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기도하라"(41절) 주님의 말씀이 귓가를 울린다. 유약하고 무능한 제자들이었지만, 예수께서는 그들이 깨어 있기를 원하셨고, 끝까지 그들을 사랑하셨다(요 13:1). 나라고 그들보다 낫겠는가? 내가 그 현장에 있었더라면, 나 또한 "예수를 버리고 도망"했을 것이다(56절). 이 연약한 자를 불쌍히 여기시고, 성령 임재 후 제자들이 정말로 주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던 것처럼, 나 또한 그리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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