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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7:8-12 본문

큐티

전 7:8-12

로보스 2016. 2. 19. 03:56

오늘 본문은 격언 모음집 같은 느낌이다. 어떻게 본문 연구를 해야 할까 생각해 보았는데, 짤막짤막한 경구들이라 하나씩 살펴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먼저 전도자는 일의 끝이 시작보다 낫고 참는 마음이 교만한 마음보다 낫다고 한다(8절). 이 구절은 지난 본문 1절과 대응시켜 보면 좋다. 거기서 전도자는 명성을 얻는 삶이 좋고, 그보다 더 이상 괴로움을 겪지 않아도 되는 죽음이 낫다고 말한다. 같은 맥락에서, 모든 일이 마무리되는 시점에는 더 이상 불확실성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시작하는 시점보다 낫다. 참는 마음과 교만한 마음은 1절의 "좋은 이름"과 관련시켜 이해할 수 있다. 좋은 이름을 내기 위해서는 교만하게 구는 것보다 참는 것이 낫다.


이어 전도자는 분노에 관한 격언을 준다(9절). 개역개정은 9절이 8절에 이어지는 것처럼 번역했는데, 원문과 영어 번역을 찾아보니 그렇게 번역할 이유는 딱히 없는 듯 하다. 분노는 우매한 자들의 것이므로 참는 것이 좋다. 사도 바울 역시 분노는 죄의 통로라고 가르친다.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엡 4:26-27)


역사에 대한 격언도 빠지지 않는다. 옛날이 오늘보다 낫다. 그 이유를 묻는 것은 쓸데 없는 짓이다(10절). 비록 이유를 묻지 말라 했지만 굳이 옛날이 오늘보다 나은 이유를 생각해 보자면, 8절을 연결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이미 끝난 일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보다 낫다. 따라서 과거는 아름답게 채색된다. 과거는 결과로 기억되고, 그 과정에서 기울인 수고와 고통은 기억되지 않는다.


전도자는 지혜를 찬양한다(11-12절). 흥미롭게도, 전도자는 지혜를 계속해서 돈과 비교한다. 지혜는 "유산(inheritance)" 같이 아름답다(11절). 지혜의 그늘 아래 있는 것은 돈의 그늘 아래 있는 것과 같다(12절). 하지만 결국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지혜가 돈보다 귀하다(12절). 11절에서 "햇빛을 보는 자"라는 표현은, 전 11:7-8을 참조하면 아직 인생이 많이 남아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즉, 네가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혜를 추구하라.


오늘 본문은 하나의 일관된 메시지를 읽어내기 쉽지 않다. 굳이 정리해 보자면, 삶을 살아가는 동안에 우리가 지켜야 할 격언들이 있다. 교만하게 행동하지 말고 참으며(8절), 분노는 자제하라(9절). 지혜는 당신의 생명을 구할 수 있으므로 추구하라(11-12절). 하지만, 이 격언들을 다 지키면서 수고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은 그 수고를 다 마치는 순간이다(8, 10절).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동안,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를 활용하여 풍요로운 삶을 누려야 한다. 하지만 이 삶 자체가 우리의 목적은 아니다. 삶도 언젠가 끝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목적은 무엇인가? 사도 바울은 말한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롬 14:8) 전도자는 드러내어 말하지 않지만, 우리의 목적은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다. 오늘의 삶도 예수 한 분을 위해 드리길 원한다. 앞으로 남은 하루도 주님 뜻 안에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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