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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의존

로보스 2015. 10. 28. 23:57

나는 때때로 노인들, 그리고 좀더 의식이 있어야 할 그리스도인 노인들까지도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듣는다. "아무에게도 짐이 되고 싶지 않아요. 내 앞가림을 할 수 있을 때까지만 살았으면 행복하겠어요. 짐이 되느니 죽는 게 낫죠." 하지만 이런 태도는 옳지 않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짐이 되도록 설계되었다. 당신은 내게 짐이 되도록 설계되었고 나는 당신에게 짐이 되도록 설계되었다. 가족의 삶, 그리고 지역 교회 가족의 삶 역시 '서로에게 짐이 되는' 삶이어야 한다.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갈 6:2)


그리스도께서는 몸소 의존의 위엄을 나타내 보이셨다. 그분은 전적으로 엄마의 보살핌에 의존해야 하는 아기로 태어나셨다. 누군가 그분을 먹이고, 엉덩이를 닦아 주고, 굴러 넘어지려 할 때 받쳐 주어야 했다. 하지만 그분의 신적 위엄은 결코 잃지 않으셨다. 그리고 결국 십자가에서 축 늘어진 팔다리에 못이 박힌 채 움직일 수 없는, 다시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태가 되신다. 이렇게 우리는 그리스도의 인격을 통하여, 의존이 한 인간에게서 그들의 최고 가치인 위엄을 빼앗지 않으며 빼앗을 수 없음을 배운다. 그리고 의존이 우주의 하나님이 보이신 태도라면, 분명 우리에게서도 드러나야 할 것이다. - 존 스토트, <제자도>, 131쪽


공동체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는 이 때에, 책의 한 소절이 내 눈을 사로잡는다. 그렇다. 공동체는 서로 의존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곳이다. 나 혼자 잘났다고 세울 수 있는 것이 공동체가 아닌 것이다. 하나님을 의존하는 것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도 의존해야 한다. 쓸데없는 자존심은 버리고, 이제부터라도 의존하는 연습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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