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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뼈들이 능히 살 수 있겠느냐 본문

성경

이 뼈들이 능히 살 수 있겠느냐

로보스 2010. 8. 11. 21:13
<에스겔> 37장 전반부에는 유명한 "마른 뼈"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리 길지 않으니 전문으로 소개한다.
1여호와께서 권능으로 내게 임재하시고 그의 영으로 나를 데리고 가서 골짜기 가운데 두셨는데 거기 뼈가 가득하더라 2나를 그 뼈 사방으로 지나가게 하시기로 본즉 그 골짜기 지면에 뼈가 심히 많고 아주 말랐더라 3그가 내게 이르시되 인자야 이 뼈들이 능히 살 수 있겠느냐 하시기로 내가 대답하되 주 여호와여 주께서 아시나이다 4또 내게 이르시되 너는 이 모든 뼈에게 대언하여 이르기를 너희 마른 뼈들아 여호와의 말씀을 들을지어다 5주 여호와께서 이 뼈들에게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생기를 너희에게 들어가게 하리니 너희가 살아나리라 6너희 위에 힘줄을 두고 살을 입히고 가죽으로 덮고 너희 속에 생기를 넣으리니 너희가 살아나리라 또 내가 여호와인 줄 너희가 알리라 하셨다 하라 7이에 내가 명령을 따라 대언하니 대언할 때에 소리가 나고 움직이며 이 뼈, 저 뼈가 들어 맞아 뼈들이 서로 연결되더라 8내가 또 보니 그 뼈에 힘줄이 생기고 살이 오르며 그 위에 가죽이 덮이나 그 속에 생기는 없더라 9또 내게 이르시되 인자야 너는 생기를 향하여 대언하라 생기에게 대언하여 이르기를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생기야 사방에서부터 와서 이 죽음을 당한 자에게 불어서 살아나게 하라 하셨다 하라 10이에 내가 그 명령대로 대언하였더니 생기가 그들에게 들어가매 그들이 곧 살아나서 일어나 서는데 극히 큰 군대더라 11또 내게 이르시되 인자야 이 뼈들은 이스라엘 온 족속이라 그들이 이르기를 우리의 뼈들이 말랐고 우리의 소망이 없어졌으니 우리는 다 멸절되었다 하느니라 12그러므로 너는 대언하여 그들에게 이르기를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내 백성들아 내가 너희 무덤을 열고 너희로 거기에서 나오게 하고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가게 하리라 13내 백성들아 내가 너희 무덤을 열고 너희로 거기에서 나오게 한즉 너희는 내가 여호와인 줄을 알리라 14내가 또 내 영을 너희 속에 두어 너희가 살아나게 하고 내가 또 너희를 너희 고국 땅에 두리니 나 여호와가 이 일을 말하고 이룬 줄을 너희가 알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겔 37:1-14)
이 본문을 깊이 연구해보는 것도 괜찮겠지만, 여기서는 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성구를 찾았기에 두 본문 사이의 관계성을 논하는 것에 집중하고자 한다. <에스겔> 본문의 핵심은 "죽은 자들이 살아난다"이며, 이것을 예언하고 있는 구절이 <이사야> 26장에 등장한다.
19주의 죽은 자들은 살아나고 그들의 시체들은 일어나리이다 티끌에 누운 자들아 너희는 깨어 노래하라 주의 이슬은 빛난 이슬이니 땅이 죽은 자들을 내놓으리로다 (사 26:19)

우선 추정 기록 연대로부터 이와 같은 추측이 무리가 아님을 보인다. 이사야는 기원전 8세기 경, 아하스 왕과 히스기야 왕 때 활동했던 선지자이다. 반면 에스겔은 기원전 6세기 경, 포로 시기가 시작될 즈음 활동했던 선지자이다. 만약 두 본문이 두 선지자로부터 바로 나온 것이라면, 에스겔의 환상은 이사야의 예언을 그 배경으로 두고 있다고 보아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한 가지 난점이 존재한다. 바로 <이사야>에 기록된 예언들이 한 명의 예언자에 의해 선포된 것인가- 라는 점이다. 비평학자들은 <이사야>가 최소한 두 명의 저자들에 의해 기록되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1-39장을 기록한 기원전 8세기의 선지자 이사야와 40-66장을 기록한 포로기의 어떤 예언자가 그들이다. 이는 40장을 기준으로 책의 성격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인데, 이 점에 대해서는 많은 복음주의 학자들도 동의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주어진 <이사야> 본문이 <에스겔>보다 후대에 기록되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 주어진 본문은 <이사야> 26장에 해당하고, 이는 기원전 8세기의 이사야가 예언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장이다.

기록 연대는 사실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이므로, 본문 자체의 증거를 가지고 두 본문을 비교해보도록 하자. 먼저 맥락을 살펴보자. <이사야> 본문은 24-27장에 걸친 "바벨론에 대한 심판"을 묘사하는 장들의 일부이다. 특히 26장에서는 대조적으로 "유다의 회복"을 노래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선지서들에서 나타나는 "고발" - "심판" - "회복" 모티프의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며, 후기 선지서들에서는 "주의 날"과 연관되어 마지막 날에 대한 묘사로 사용되기도 한다. <에스겔> 본문은 어떠한가? 그 본문 역시 33-39장에 걸친 "구원" 신탁의 일부에 해당한다. 이로부터, 최소한 두 본문이 전혀 다른 엉뚱한 맥락에서 등장하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본문 자체의 메시지는 어떠한가? 이미 위에서 살펴보았듯, 두 본문이 가지고 있는 중심 메시지는 동일하다. "죽은 자들이 살아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표현에서도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이사야>에서 "땅이 죽은 자들을 내놓으리로다"라고 예언한 것이 <에스겔>에서 "내가 너희 무덤을 열고 너희로 거기에서 나오게 한다"라는 선포로 이어진다. 차이점이 있다면 <이사야>에서는 구원의 주체가 명시되어 있지 않은 반면, <에스겔>에서는 구원의 주체가 하나님으로 강조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구약 역시 오랜 기간에 걸쳐 쓰여진 책이고, 각 책 사이의 기록연대 순서에 따라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다. 일례를 들어 <에스겔>에 끼친 <예레미야>의 영향이나, <미가>와 <이사야>가 주고 받은 영향 등이 있다. 여기서는 잘 알려진 관계가 아닌 두 본문을 한 번 비교해보았다. 이런 작업을 통해 성경 석의의 폭이 좀 더 넓어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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