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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소금의 의미

로보스 2009. 11. 16. 17:20
13네 모든 소제물에 소금을 치라 네 하나님의 언약의 소금을 네 소제에 빼지 못할지니 네 모든 예물에 소금을 드릴지니라 (레 2:13)

<레위기>는 제사에 대한 규정으로 시작된다. 특히 2장에서는 곡물로 드리는 제사인 '소제'에 대한 규정을 수록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것은 이 소제에 '소금'을 뿌린다는 것이다. 모세 오경에 기록된 규정은 아니지만, <에스겔>에서는 짐승으로 드리는 제사인 번제에서도 '소금'을 쳐서 드린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23정결하게 하기를 마친 후에는 흠 없는 수송아지 한 마리와 떼 가운데에서 흠 없는 숫양 한 마리를 드리되 24나 여호와 앞에 받들어다가 제사장은 그 위에 소금을 쳐서 나 여호와께 번제로 드릴 것이며 (겔 43:23-24)

그렇다면 이 소금의 역할은 무엇인가? 레위기 본문에 기록되어 있듯 소금은 '하나님의 언약'을 상징한다. 성경의 다른 부분을 찾아보면 '소금 언약'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19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거제로 드리는 모든 성물은 내가 영구한 몫의 음식으로 너와 네 자녀에게 주노니 이는 여호와 앞에 너와 네 후손에게 영원한 소금 언약이니라 (민 18:19)
5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께서 소금 언약으로 이스라엘 나라를 영원히 다윗과 그의 자손에게 주신 것을 너희가 알 것 아니냐 (대하 13:5)
문맥상 소금은 그 자체의 문자적 의미라기보다 언약의 상징으로 사용된 것처럼 보인다. (<민수기>에서는 '거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앞선 구절들과 달리 제사 규정으로 소금을 쓰라는 이야기는 없다. <역대하>의 본문은 비유인 게 자명하고.)

그렇다면 왜 소금이 언약의 상징일까? <비전성경사전>에서는 소금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언약의 상징이 되었다고 주장하는데, 성경적 근거는 딱히 없어 보인다. 다른 문헌학적, 역사적 근거가 있다면 어느 정도 고려 가능한 가설이겠지만, 현 단계에서는 알 길이 없으므로 패스.

내가 이 구절에 주목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신약성경, 특히 예수의 가르침에 등장하는 '소금'의 개념을 이걸로부터 유추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다음 구절을 보자.
50소금은 좋은 것이로되 만일 소금이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이를 짜게 하리요 너희 속에 소금을 두고 서로 화목하라 하시니라 (막 9:50)
이 구절의 전반부는 소금의 핵심이 그 '맛'에 있다는 명백한 사실을 근거로 이해할 수 있다. (병행 구절인 마 5:13과 눅 14:34에서도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후반부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우선 이 구절의 배경을 살펴보면(막 9:33-50), 노상에서 누가 더 큰가를 놓고 다툰 제자들에게 예수께서 (세속적인 관점에서) 작은 자가 (영적인 관점에서) 큰 자라는 가르침을 주시는 장면이다. 특히 50절은 이 가르침을 마무리 짓는 구절로, "화목하라"라는 직접적인 명령이 등장하고 있다.

나는 앞서서 논한 '소금'의 개념을 기반으로 이 구절 후반부의 '소금'을 '하나님의 언약'으로 해석하는 게 어떨까 싶다. 예수를 따르는 자들은 '화목'해야 한다. 왜? 하나님의 언약이 있기 때문이다. 무슨 언약?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언약.

이러한 해석은 33-50절 전체를 보는 관점을 새로 비정한다. 예수께서는 35-37절에서 직접적으로 '겸손'에 대해 가르치신다. 겉보기에는 이것만이 제자들의 논쟁에 대한 답처럼 보인다. 그런데 생뚱맞게도 갑자기 38절부터는 예수를 따르는 자와 따르지 않는 자의 대조가 나타난다. 나는 여기서 드러나는 것이 '하나님의 백성'의 하나됨이라고 생각한다. 43-49절에 나타난 엄격한 '죄'의 기준은 "영생"(43, 45절), "하나님의 나라"(47절)에 들어갈 수 있는 '하나님의 백성'이 지녀야 할 자세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종결절인 50절의 '소금'을 이런 사상을 보장해주는 언약으로 봐도 큰 무리는 아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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