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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5:16-2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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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5:16-20

로보스 2013. 8. 30. 07:10

오늘 본문은 흥미롭게도 예수께서 "함께 있기를 간구"한 자(18절)에게 도리어 집으로 돌아가 이 일을 알리는 사명을 주셨다(19-20절)고 이야기한다. 이는 매우 이례적으로 보이는데, 일반적으로 예수께서는 당신을 드러내기를 원치 않으셨을 뿐만 아니라(e.g. 막 1:44) 제자들에게는 자신을 따르라고 명하셨던 분이기 때문이다.


왜 이러한 차이가 났을지 고민해 보던 차에, 혹시 지역의 차이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보통 예수의 사역이 갈릴리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것에 비해(공관복음의 서술), 이번 사건은 "바다 건너편 거라사인의 지방"(막 5:1)에서 벌어졌다. 마가는 확실히 이 지역을 '다른' 지방으로 보고 있다(17절).


이 지역은 어떠한 곳인가? 요단강 동편에 위치한 거라사는 본디 헬라인들에 의해 건설된 도시라고 한다. 그곳에 어떠한 사람들이 살았는지는 내 능력으로 알아내기가 조금 힘들지만, 최소한 갈릴리 지역의 사람들과는 그 성향이 조금 달랐던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러한 성향 차이가 예수께서 각 지방에서 명하신 바를 다르게 만들었던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내가 알기로 갈릴리 지역의 사람들은 조금 더 열광적이고 저항적이었다(cf. 행 5:37). 이들에게 예수가 행한 기적이 드러난다면 그들은 당장 예수를 정치적인 구원자로 인식하고 왕으로 옹위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예수께서는 이 지역에서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 않으신 것이다. 반면 거라사 지방은 조금 더 현실적이었던 것 같다. 본문을 보면 기적에 관한 증언을 들은 자들은 열광적으로 반응하는 대신 도리어 예수를 쫓아내려 했다(16-17절). 이런 이들에게는 조금 더 강한 증언이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


나는 어쩌면 지금 거라사인들처럼 반응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큰 일을 보여주셨는데, 그것이 기쁨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현실. 이는 내가 하나님의 역사를 피부로 느끼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금 "주께서 내게 어떻게 큰 일을 행하사 나를 불쌍히 여기신 것"을 깨닫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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