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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벌코프, <성경해석학>, 크리스챤 다이제스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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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벌코프, <성경해석학>, 크리스챤 다이제스트

로보스 2009. 10. 21. 10:59

전에 알라딘에서 이것저것 아이쇼핑을 하다가 벌코프 본좌님을 검색해보았는데 이 책이 최근 책으로 올라와 있었다. 2008년 출간. 물론 벌코프 횽은 옛날에 돌아가셨으므로 새로 쓰신 건 아닐테고, 그냥 이번에 새로 번역해서 내놓은 책인 모양이다. 제목에 확 끌렸다. 일전에 '해석학'에 대해 주워들은 적도 있고, 최근 성경신학에 관심도 생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질렀다. 가격도 싸고 -_-;

받아서 읽어보니 역시나 "교과서"였고, 왜 벌코프 책들이 신학 교과서의 본좌인지 알게 해주었다. "역시 벌코프 형님"이라는 느낌. 책 전체가 체계적이고 분석적이며, 객관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곳곳에 묻어난다. 물론 그러다보니 읽기 힘들어지는 면도 있지만...;

벌코프는 우선 성경 해석의 역사를 소개한다. 역사상에 등장하는 여러 학파가 성경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잘 기술해 놓았다. 개신교회 뿐 아니라 유대교와 로마 천주교회, 자유주의까지 다 다룬다. 그것도 '그들의 입장에서'! 난 벌코프의 이런 면이 참 좋더라 :) 그루뎀 같은 사람은 자기 입장을 수호하기에 급급해 남들의 주장은 제대로 소개도 안 하고 그저 반박만 일삼는데 말이지.

역사 이야기가 끝나면, 벌코프가 바라보는 '올바른' 성경 해석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새삼 복음주의 신학에서는 베티를 따르는 고전적인 해석학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성경은 분명히 하나의 의미를 가지고 있고, 해석학자들이 할 일은 바로 그 의미, 저자가 의도한 그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다. 성경의 신적 권위를 1차적 공리로 삼는 복음주의 신학자들에게는 당연한 귀결이겠지.

이어 세 가지 해석 방법이 등장한다. 문법적 해석, 역사적 해석, 신학적 해석이 그들인데, 여기서는 정말 머리가 아팠다. 아무래도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놓고 쓴 교과서다보니 히브리어와 헬라어에 대한 지식은 기본으로 깔고 계속 원어 성경을 예제로 드는 통에 힘들었다. 게다가 어마어마한 난이도의 연습 문제! 이 부분을 제대로 공부하면 꽤 많은 경험치를 얻을 수 있을텐데, 어차피 난 신학생이 아니니 -_-; 일단 대충 읽어놓고 나중에 필요하면 찾아보는 정도로 쓰련다.

휘리릭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이런 책은 역시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야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수업을 듣든 스터디를 하든 여하간 시간을 두고 한 절 한 절 꼼꼼이 읽어보고 연습문제도 풀어보고 해야지, 이렇게 이틀만에 휘리릭 날림으로 읽어서 뭐가 남겠는가. 하지만 아직도 읽어야 할 책이 쌓여있는 형편에 신학도도 아닌 내가 이 책을 꼼꼼이 읽는 건 너무 기회비용이 크다. 지금은 일단 이 책을 통해 성경해석학의 맛을 보았다는 정도에 만족하련다. 그리고 벌코프 본좌님의 능력을 체험했다는 것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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