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룻 4:1-8

로보스 2018. 6. 12. 12:09

보아스는 성문으로 올라가서 엘리멜렉의 가장 가까운 친족을 만난다(1절). 보아스는 그를 불러 앉히고(1절) 성읍 장로 열 명도 청하여 앉힌다(2절). 이는 그들을 증인으로 세우기 위함이었다(cf. 룻 4:9-11). 그리고 보아스는 말을 꺼낸다. "나오미가 엘리멜렉의 소유지를 팔고자 하는데(3절) 당신이 그것을 사겠는가? 당신이 사지 않는다면 내가 사겠다(4절)." 이는 아마 레 25장에 나오는 율법 규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사람이 가난하여 토지를 잃었다면 그 가까운 친족이 그것을 다시 사서 돌려줘야 한다는 규정이다.


흥미롭게도 그 사람은 "내가 무르리라"라고 흔쾌히 답한다(4절). 그러자 보아스는 그 밭을 사기 위해서는 말론의 아내 룻도 취해서 말론을 대신하여 후사를 남겨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5절). 그러자 그 사람은 자신의 기업에 손해가 있을 것 같으니 무르는 것을 취하하겠다고 답한다(6절). 보아스가 룻을 언급하자 태도를 바꾸는 것으로 보아, 기업의 손해보다 룻을 취해야 한다는 점이 더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성경 기자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보아스의 말투는 다소 의뭉스럽다. 그는 룻을 "모압 여인"으로 칭해 부담을 더 주고 있다.)


이제 그 사람은 보아스에게 신을 벗어주면서 보아스에게 밭을 무를 권리를 넘겨 준다(8절). 그리고 신을 벗어주는 전통을 설명하는데, 본문에서는 이를 "모든 것을 무르거나 교환하는 일을 확정하기 위하여" 하는 일이라고 소개하지만(7절) 사실 그 근원은 율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 25:7-10에 따르면 어느 사람이 죽고난 후 그 형제가 아내를 대신 취하기를 거부하면 그의 발에서 신을 벗기고 그의 얼굴에 침을 뱉으라는 규정이 등장한다. 아마 율법 시대 이후 이 규정이 좀 약화된 형태로 전해진 것이 아닌가 싶다.


우선 오늘 본문에서 눈에 띄는 것은 율법에 대한 준수이다. 주지하다시피 사사 시대는 율법이 잘 지켜지지 않는 시대였다. 하지만 보아스와 베들레헴 백성들은 율법을 (신을 벗어주는 전통에서 볼 수 있듯 100%는 아니라 하더라도) 잘 지키고 있다. 그리고 "기업 무를 자" 역시 그 규정을 잘 알고 그에 맞춰 자신이 손해를 보더라도 엘리멜렉의 기업을 무르려고 한다.


하지만 "기업 무를 자"가 할 수 있는 것은 거기까지였다. 그는 모압 여인 룻을 취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더 이상 손해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자신의 말을 취소한다. 원래 율법대로였다면 그는 공동체 내에서 큰 창피를 당해야 했다. 따라서 그 사람이 율법 당시를 살고 있었다면 그걸 두려워하여 기업을 물렀을 수도 있겠지만, 그 규정이 약화된 보아스 당시에는 그럴 만한 강제력도 없었다.


그의 나약한 모습을 보면서 우리 인간의 모습을 본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위해 내 희생을 감내하더라도 '친절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희생'의 선이 어딘가에 있고 그 선을 넘는 일은 하지 않는다. 룻기가 가르치는 인애(헤세드)는 바로 그 선을 넘는 사랑이다. 보아스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희생'의 선을 넘어 더 많은 손해를 감내하며 나오미와 룻을 떠안았다. 하나님은 그런 보아스에게 다윗의 조상이 될 수 있는 은혜를 주셨다. 나의 나약함을 생각하며, 하나님의 사랑으로 나의 '선'이 점차 뒤로 밀려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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