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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 3장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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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 3장

로보스 2018. 1. 26. 12:58

오늘 본문은 다소 지루하게 예루살렘 성벽과 성문 건축에 기여한 사람들의 명단을 수록하고 있다. 몇 가지 흥미로운 관찰 사실을 정리해 본다.


먼저 본문에 기록된 문은 양문(1절), 어문(3절), 옛 문(6절), 골짜기 문(13절), 분문(14절), 샘문(15절)의 여섯 개로, 표현의 차이는 있지만 대개 "들보를 얹고 문을 세우며 문짝을 달고 자물쇠와 빗장을 갖추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동쪽 수문(26절), 마문(28절), 함밉갓 문(31절)은 언급은 되어 있지만 재건이 되었는지 여부는 나와있지 않다.


다음으로, 성벽 중수에 참여한 사람들의 직업을 살펴보자. 먼저 제사장과 레위인들이 있었다. "대제사장 엘리아십"과 "그 형제 제사장들"(1절), "평지에 사는 제사장들"(22절), "제사장들"(28절), "레위 사람 바니의 아들 르훔"(17절). 그리고 "동문지기 스가냐의 아들 스마야"(29절)가 소개되는데, 성전의 "동문"을 가리킨다면 이 사람 또한 레위인의 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다음으로 통치자들이 있었다. "예루살렘 지방의 절반을 다스리는 후르의 아들 르바야"(9절), "예루살렘 지방 절반을 다스리는 할로헤스의 아들 살룸"(12절), "벧학게렘 지방을 다스리는 레갑의 아들 말기야"(14절), "미스바 지방을 다스리는 골호세의 아들 살룬"(15절), "벧술 지방 절반을 다스리는 아스북의 아들 느헤미야"(16절), "그일라 지방 절반을 다스리는 하사뱌"(17절), "그일라 지방 절반을 다스리는 헤나닷의 아들 바왜"(18절), "미스바를 다스리는 예수아의 아들 에셀"(19절).


각 지역 사람들도 건축에 참여했다. "여리고 사람들"(2절), "드고아 사람들"(5절), "기브온 사람들 및 미스바 사람들"(7절), "하눈과 사노아 주민"(13절), "드고아 사람들"(27절). 특이한 점은 드고아 사람들이 두 번 언급된다는 점과, 첫 번째 언급에서 "그 귀족들은 그들의 주인들의 공사를 분담하지 아니하였"다는 표현이 더불어 나온다는 점이다. 즉 귀족들은 예루살렘 성 재건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고발성 문장으로 보인다.


상인들도 있었다. "금장색 할해야의 아들 웃시엘 등"(8절), "향품장사 하나냐 등"(8절), "금장색 말기야"(31절), "금장색과 상인들"(32절). 그 외에 이름이 언급된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이름만으로는 직업이나 신분을 유추하기 어려우므로 여기까지 정리하도록 하겠다. 종합해 보면, 다양한 신분과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이 참여한 재건 프로젝트로 보인다. 종교 지도자들과 행정 지도자들이 모범을 보였고,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참여했으며, 예루살렘에 거주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참여했다. 심지어 드고아 사람들은 귀족들은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많은 구역을 담당했다.


본문에서 발견할 수 있는 또 하나 흥미로운 표현은 "자기 집과 마주 대한 곳" 혹은 "자기 집에서 가까운 부분"을 중수하였다는 표현이다(10, 23, 28, 29, 30절). 즉 이 사람들은 예루살렘의 거주민들로서, 거창하게 큰 부분을 담당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는 분량을 했다는 의미로 보인다.


오늘 본문은 에스라서와 느헤미야서의 차이점을 하나 더 보여준다. 에스라서는 제사장과 레위인이 중심이 되는 책이다. 하지만 느헤미야서는 조금 더 넓은 범위의 이스라엘 사람들을 모두 주인공으로 포용한다. 성전 재건 기사(스 3:8-13)와 오늘 본문을 비교해 보면 이 차이점이 두드러진다. 에스라서는 성전 재건에 있어 제사장과 레위인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음을 강조한다. 하지만 느헤미야서는 특정 계층이나 신분을 강조하지 않는다. 둘 다 하나님의 일이었지만, 일의 성격에 따라 주목받는 사람들이 달라지는 것이다.


교역자와 평신도의 구분 역시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개신교회 내에서 교역자는 어떤 신적인 권위를 부여받은 사람이 아니라 신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해 가르치는 은사를 인정 받은 사람일 뿐이다. 그러나 많은 교역자들이 교회의 일을 하는 것으로 생계를 유지하기에, 그 부분을 고려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교회 내의 어떤 사업은 교역자가 주도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반면 다른 사업은 모두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 둘 다 하나님의 일이지만, 다만 지금 짓는 것이 성전이냐 성벽이냐를 잘 구분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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