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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 4:6-23 본문

큐티

스 4:6-23

로보스 2017. 12. 15. 11:33

사마리아인들은 아하수에로 때 상소를 올려 유다인들의 공사를 방해했고(6절), 아닥사스다 때에도 비슷하게 고발문을 올렸다(7절). 고발문의 주체는 사마리아로 옮겨진 여러 이방인들(8-10절)로, 그 내용은 유다인들이 성곽을 수축함을 알리고(11-12절) 이로써 유다인들이 반역을 획책함을 고발하는 것(13-16절)이었다. 아닥사스다는 그들에게 답신을 보내(17절) 그들의 고발에 일리가 있음을 인정하고(18-20절) 공사를 금지시켰다(21-23절).


지난 큐티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오늘 본문은 다소 시대착오적인 내용이 들어있다. 어떤 설교자는 이를 근거로 본문을 무시하고 넘어가는데, 나는 이 본문이 그 위치한 맥락 속에서 꽤나 부드럽게 삽입되어 있음에 주목한다. 즉, 기자 혹은 최종 편집자가 이 내용을 이 위치에 삽입한 의도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의도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우선 한 가지 관찰할 수 있는 사실은, 오늘 본문의 고발문과 그 답신에는 "성전"이라는 단어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공사의 대상은 "성읍"과 "성곽"으로 나온다(12, 13, 16, 21절). 따라서 이 본문의 시대적 배경은 성벽을 건축하던 느헤미야 때로 옮겨져야 할 것이다. 이것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근거는, 느헤미야가 아닥사스다 때의 인물이라는 것이다(느 1:1). 흥미롭게도 느헤미야서에는 이와 같은 사건이 기록되어 있지 않다.


한편, 6절과 7절은 8-23절과 다른 사건을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6절은 아하수에로 때의 일이고, 7절은 아닥사스다 때이기는 하나 상소의 주체가 "비슬람과 미드르닷과 다브엘"이고, 8절 이하는 "방백 르훔과 서기관 심새"가 상소를 올렸다. (어쩌면 에스라서 기자가 7절과 8절을 같은 사건으로 착각했는지도 모르겠다.) 한 가지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유다가 예루살렘을 복구하는 작업에 있어 사마리아인들의 방해가 꾸준하게, 전방위적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본문은 다시 한 번 사마리아인들의 정체를 드러낸다. 그들은 유다인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다양한 이방 민족으로 구성된 자들로서(9절), "오스납발이 사마리아 성과 강 건너편 다른 땅에 옮겨 둔 자들"이었다(10절). (앗수르 왕 오스납발은 에살핫돈(스 4:2)의 아들이다.) 따라서 지난 본문에서 살펴본 것처럼, 이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아니었고, 그 결과 유다인의 복구 사업에 참여할 수 없었다.


사마리아인들은 고발문에서 자못 충심을 강조하며(11, 14절) 역사를 들어 예루살렘이 앗수르에 반역했음을 상기시킨다(15절). 아마도 이 내용은 히스기야 때의 일(대하 32장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에 따라, 예루살렘이 중건되면(12절) 유다인들이 반역하여 앗수르 제국의 지배를 벗어날 것이라고 협박한다(13, 16절). 아닥사스다는 이에 응하여 역사를 살펴보았고(18-19절)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큰 왕국이 있었음을 확인했다(20절). 그래서 반역을 막기 위해 성읍의 수축을 중단시키는 명을 내린다(17, 21-22절). 사마리아인들은 지체 없이 명을 수행했다(23절).


사마리아인들은 성전 건축을 방해했을 뿐 아니라, 오늘 보는 것처럼 예루살렘 성읍 중건과 성벽 복구에도 훼방을 놓았다. 그들과 앗수르 제국이 두려워 하는 것은 "예루살렘을 다스리는 큰 군왕들"이 일어나는 것이었다(20절). 이는 뒤집어 말하면, 다윗 왕국, 혹은 그 뒤를 이은 남유다 왕국은 앗수르 제국이라는 강력한 나라조차 두려워 하는 나라였다는 말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윗 왕국에 대한 향수와 더불어 메시아 왕국에 대한 기대를 읽을 수 있다.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하나님의 백성이 모여 일하는 현장에는 항상 방해가 뒤따른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위장했던 사마리아인들이 그 정체를 밝히 드러내고 본격적인 훼방을 놓는 장면과, 이에 호응하여 세상 제국의 지배자가 하나님의 백성들을 핍박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그렇다. 세상은 하나님의 일을 싫어한다. 하나님의 일이 완성되는 그 날,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여 세상 권세를 멸할 것이기 때문이다. 소망을 버리지 말고 그 날까지 하나님의 일에 참여하는 내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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